보람이의 일상생활과 장난감을 갖고 노는 영상을 올린 ‘보람튜브’의 월수입이 최대 4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 가족회사 ‘보람패밀리’가 서울 강남에 95억원짜리 빌딩을 샀다는 소식에 다들 입이 떡 벌어졌다.
긍정적 반응만 있는 건 아니다.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 안 할까봐 걱정이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튜버 고수입 금지(?)’ 청원까지 올라왔다. 세무당국에는 새로운 세원으로 비칠 것이다.
어쨌거나 유튜브 세상은 상상 그 이상이다. 유튜브 분석 사이트 ‘녹스 인플루언서’에 따르면 구독자 100만 명 이상 국내 채널이 247개다. 블랙핑크(2851만 명), 방탄TV(2074만 명) 등 K팝그룹과 연예기획사들이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 틈에서 보람튜브의 4개 채널은 ‘V로그’ 1756만 명(6위), ‘토이리뷰’ 1361만 명(8위) 등 구독자가 총 4000만 명에 육박한다. 100억 뷰를 훌쩍 넘긴 누적 조회수가 수익의 원천이다.
유명 인사가 된 ‘꼬마 유튜버’가 적지 않다. 최연소인 ‘서은(5세) 이야기’, 쌍둥이 ‘뚜아뚜지(6)’, 숫자·알파벳을 배우는 ‘라임(9) 튜브’, 댄스신동 ‘어썸(Awesome) 하은(10)’ 등은 각기 수백만 구독자를 거느렸다. 백종원의 ‘요리비책’(238만 명·70위)이 무색할 정도다.
어린이 채널이 인기인 것은 유아의 일상, 동요, 교육 등의 영상에 언어장벽이 거의 없고, 놀면서 공부하는 채널의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코코멜론’은 세계 4위(5327만 명), 월 수입 7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장난감 소개 유튜브 채널로 일곱 살 라이언이 연간 244억원을 벌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유튜버 수입은 동영상 광고와 조회수에 좌우된다. 광고노출 1000회당 지급되는 CPM(cost per mille)이 해당 콘텐츠의 광고효과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어느 수준을 넘는 순간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수입도 기하급수로 올라가는 네트워크 효과가 작용한다.
불과 10여 년 전 유튜브가 등장했을 때 누가 이런 ‘빅뱅’을 예측했을까. 미래학자 케빈 켈리는 “2050년 유망 직업이 뭔지 모른다. 그것을 가능케 할 기술을 아직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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