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독립…미래에셋과 손잡고 핀테크 본격 공략

입력 2019-07-24 21:33   수정 2019-07-25 02:11

네이버, 금융 자회사 11월 출범

미래에셋, 5000억 이상 투자
카카오 등 간편결제 급성장 견제



[ 김주완/오형주 기자 ] 네이버가 금융 사업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테크핀(기술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도 5000억원 이상 투자

네이버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사내 독립기업으로 운영해온 네이버페이 서비스 사업 부문을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분사되는 네이버페이 서비스 사업 부문은 구체적으로 전자지급결제 대행업, 선불 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업, 결제대금 예치업 및 부수 사업 등이다.

네이버 측은 “해당 사업 부문이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중국 알리페이가 상거래에서 시작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한 다음 금융 플랫폼으로 커진 것을 떠올리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1월 1일 출범할 네이버파이낸셜은 비상장법인으로 남는다.

네이버는 이 같은 금융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을 예정이다. 양사는 각 사의 핵심 역량을 융합해 테크핀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금융에 기술을 접목하는 핀테크가 아니라 기술이 금융을 주도하는 테크핀 시장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대표는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겸직한다. 네이버 측은 “최 신임 대표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기술(IT)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과 금융 서비스 융합의 시너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진출로 탄력받아

네이버는 올해부터 테크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해외에서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등 테크핀 사업에 역량을 모으는 동안 네이버는 자사의 온라인 상거래 중심으로 테크핀 사업에 집중해왔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NHN 등이 QR코드 기반의 간편결제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하며 네이버 전략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간편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줬다.

네이버는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1위였지만 제로페이 결제망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2000원 이상 결제 시 2000원어치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이용자 수는 한 달 기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온·오프라인 간편결제업계 최대 규모다.

네이버 관계자는 “‘결제’는 돈을 이체하는 ‘송금’과 달리 사용자가 상품을 소비하면서 돈을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관여 수준이 높은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법인은 소비자의 관련 경험을 금융 영역으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연결해 소비자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과 손잡은 것도 주목된다. 양사는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해왔다. 2016년 12월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다. 2017년 6월에는 자사주 맞교환 방식으로 서로 5000억원가량의 지분 투자를 하면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공식화했다.

김주완/오형주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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