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20~30대 사회초년생들에게 재테크는 엄두가 나지 않는 도전일 수 있다.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면 '뽐뿌(물건을 사고 싶은 감정상태)'가 오기도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재테크 팁을 귀동냥하면 어느새 도전은 습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입사한 사회초년생들의 포트폴리오엔 무엇이 담겨야 할까.
김소현 대신증권 원자재전략 연구원(사진)은 이들에게 "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값이 뛰어오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월 들어오는 월급으로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투자기간은 단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경닷컴>은 7월 중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점에서 김소현 연구원을 만나 금 투자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를 나눠봤다.
◆"금 투자, 아직 유효하다"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 유럽 등은 물론 신흥국인 호주, 우리나라 등 세계 중앙은행들의 안화적 통화정책,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한일 수출 갈등 등 대내외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투자자들도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런던 국제금시장(LMBA)에 따르면 연초 온스당 1280달러에 불과했던 금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1437달러로 약 10.9% 가량 상승했다.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금값이 오른 것이다. 하지만 금에 투자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금 투자는 아직 유효합니다.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 투자에 대한 메리트가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금 가격은 온스당 153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금 투자가 유망하다고 보는 이유는 우선 세계가 레이트 사이클(경기확장국면 후반부)에 접어들어서입니다.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구간에 진입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00년 이후 미국 경기 레이트 사이클 국면에서 자산시장을 들여다보면 자산시장 내 금의 수익률은 두드러졌습니다. 달러, 미국 채권, 미국 증시가 완만하게 움직였지만 금은 해당시기에 큰 폭 상승했습니다."
"세계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구사한다는 점도 금값에 긍정적입니다. 미국만 놓고 보자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미국 경기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수익도 적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금의 매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Fed가 금리인하를 고려하는 것은 단기적인 대응책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금리인하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기준금리 인하 시기의 금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단기적인 대응책 성격의 금리인하 시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을 때 금의 수익률이 더 좋았습니다."
◆"금, 특이한 성격의 원자재…사회초년생, ETF·펀드로 투자"
금은 참 특이한 성격의 원자재다. 금은 석기시대부터 사용돼 온 귀금속이며 한 때는 화폐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금은 화폐의 기능은 잃었지만 장신구, 투자자산으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금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경기가 불확실할 때만 투자가 유효하다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경기가 부진할 때도, 양호할 때도 금은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수익률 방어는 물론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재미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금 가격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크게 올랐습니다. 미국 시장의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금의 상관성을 살펴보면 S&P500 지수가 표준편차 2 이상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금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지수가 통상적으로 움직이는 범위 이상으로 급등하거나 급락했을 때 금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의미입니다. 불황일 때는 안전자산으로의 성격이, 호황일 때는 하나의 원자재, 즉 장신구의 성격이 두드러지면서 금값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금은 시장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변동성이 커졌을 때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금을 넣어둔다면 자산을 방어함과 동시에 투자수익률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을 투자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실물 골드바를 살 수도 있고 예금 통장처럼 금을 살 수 있는 골드뱅킹, 금 광산기업의 주식을 사는 방법, 금 ETF나 펀드를 사는 방법이 있다. 사회초년생들은 다양한 방법 중 금 ETF 투자가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사회초년생들한테는 ETF를 통해 금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TF는 주식과 동일하게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입니다. 해외, 국내에 모두 금 관련 ETF가 있지만 해외 상품보다는 국내 상품에 투자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외형에는 환율 노출형 상품이 존재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입니다."
"금 관련 ETF라고 해서 모두 금 값에 연동돼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목 선정에도 신중해야합니다. ETF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금 선물을 담고 있는 ETF를 매수해야 금 가격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금 관련 ETF에는 금 광산기업 ETF도 있으니 투자에 유의해야합니다."
"더불어 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레버리지 ETF(금 값의 상승보다 더 많이 오르는 종목, 내릴 때도 더 많이 떨어지니 주의) 등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 기간은 짧게 가져가라는 조언도 했다.
"금 가격은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투자기간을 가지고 가는 것이 적당할 것입니다. 다만 ETF는 주식과 같아 사고 팔 때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초단타성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자신 만의 목표 수익률을 정해놓고 차익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김소현 연구원은 2014년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와 같은 학교 글로벌MBA 재무학 졸업했다. 2016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같은 해 12월에서 2018년 1월까지 연구보조원(RA)로 근무했다. 2018년 2월부터 현재까지는 원자재전략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원자재는 다양한 경제상황에 맞물려 가격 변동을 보이는 만큼 국내외 경제를 넓게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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