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주식의 47%가 공매도되어 있는 데, 끝도 없이 오르는 주식이 있습니다.
콩 등 식물성 단백질로 인공고기를 만드는 ‘비욘드미트’(Beyond Meat)입니다.
이 주식은 25일(현지시간)에도 9.83% 폭등해 222.8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5월2일 25달러 공모가로 상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여만에 775% 올랐습니다.
이날 시가총액은 134억달러에 달해 워렌 버핏이 가진 켐벨스프(121억달러)를 추월했습니다.
2009년 설립돼 직원 383명, 매출 9500만달러인 신생 회사가 1869년 출범해 2만3000명의 직원과 매출 105억달러를 거둔 거대 식품회사를 앞선 겁니다.
대단한 건 유통주식의 절반에 가까운 550만주가 공매도됐는데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현재 비욘드미트 주식을 빌리는 가격은 주가의 144%에 달합니다. 1년간 주식을 빌릴 경우 주가보다 더 많은 돈을 줘야한다는 뜻입니다.
이 돈을 내고 주식을 대여해 공매도를 하는 투자자라면 단기에 급속도로 떨어져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만약 주가가 0이 되더라도 1년 가까이 걸린다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대여료가 이처럼 비싼 건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한 만큼 “곧 폭락할 것”이라고 보는 공매도 수요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미 공매도한 투자자들이 너무 오르니까 ‘숏스퀴즈’에 몰려 주식을 되사는 바람에 주가가 더 치솟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보는 것 같다”며 “현재 장세가 유동성 장세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돈이 쏟아지면서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안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스위스의 국채는 3개월물부터 30년물까지 모든 상품이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졌습니다.
심지어 그리스의 10년물 국채는 연 1.99%를 기록해 미국 국채보다 낮아졌습니다. 2012년 재정위기 때 연 42%까지 치솟았던 그리스 국채가 미국 국채보다 더 낮은 금리가 된 겁니다.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진 채권은 무려 14조달러 어치에 달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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