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미만 '피눈물'

입력 2019-07-26 17:37   수정 2019-07-27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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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익률 전세계 최저…코스닥 연중 최저
코스피도 '반도체 빅2' 빼면 뒷걸음질



[ 임근호 기자 ]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연저점으로 떨어지며 투자 손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올해 뒷걸음질쳐 개인투자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리 인하’ 호재에도 떨어지는 코스닥

26일 코스닥지수는 7.81포인트(1.20%) 내린 644.59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30일(644.14)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13.65% 올랐다. 이후 상승동력을 잃더니 이달 들어선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달 하락률은 6.65%로 코스피지수(-3.02%)의 두 배에 달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금리 인하기에는 코스닥시장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코스닥에 금융비용 부담이 높은 중소기업과 성장주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를 비롯해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면서 금리 인하라는 호재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제약·바이오주가 코스닥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바이오주 회복 없이는 코스닥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증시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도 코스닥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닥시장에서 2941억원, 기관은 483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홀로 87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지난해 대거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전환 가격이 주가 하락에 하향 조정(리픽싱)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빅2 빼면 코스피도 뒷걸음질

코스피지수는 올해 1.24% 올라 코스닥지수(-4.60%)보다 성과가 좋았다. 하지만 미국 S&P500(19.82%), 중국 상하이종합(18.07%), 일본 닛케이225(8.21%) 등 세계 주요지수 가운데 최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코스피지수도 올해 뒷걸음질친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올해 2.5%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23.4% 불어난 덕분이다. 두 종목을 빼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 하락과 더불어 개인투자자들의 체감 수익률이 악화된 원인으로 꼽힌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2조원 넘는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유가증권시장에 들어왔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고 있다”며 “다른 종목들은 외국인 자금 유입 효과를 못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호텔신라(1686억원), 현대건설(1535억원), 영풍(1335억원), LG전자(1289억원), 한미약품(1046억원) 순으로 많이 샀다. 영풍(-2.08%)을 빼면 모두 10% 넘게 하락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개인투자자는 급락하는 종목을 싸다고 생각해 매수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이들 종목이 반등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단기 수익률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경기와 기업 실적이 부진해 지수가 박스권에 맴도는 가운데 몇몇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는 종목 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룬 종목이나 앞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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