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주최로 각종 행사를 열면서 후원금을 받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한기총 내부 특별기구인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15일 취임한 전 목사는 최근까지 한기총 이름으로 공식 행사를 10여차례 열었다.
한기총은 이때마다 후원계좌를 열고 후원금을 모금했지만, 계좌 예금주는 한기총이 아닌 전 목사가 총재(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나 전 목사 개인 계좌로 파악됐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때문에 한기총은 후원금이 누구로부터 얼마나 들어왔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후원금 명세 내용을 확인하려면 계좌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대국본이나 전 목사 계좌 명세 내용을 확인할 권한이 없기 때문.
후원금이 확인되는 사례는 지난 3월 4일 한기총 명의 계좌로 후원금을 받았던 '한기총 이승만 대학 발기인 대회' 뿐으로, 60만원 1건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한기총 조사위원회는 전 목사가 한기총 명의 계좌로 들어와야 할 후원금을 대국본이나 본인 명의 계좌로 받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전 목사를 횡령과 사기, 공금착복 및 유용죄로 조만간 고발할 방침이다.
한기총 후원금을 두고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논란도 벌어질 전망이다.
1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모금하려면 사전에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 다만 종교단체가 고유 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려고 신도들로부터 모은 금품은 기부 금품의 예외로 여겨 등록 의무가 없다.
한기총이 후원금을 모은 행사 중에는 기독자유당 전당대회, 국가원로 비상대책회의, 문재인하야 서명 테이블 설치 등이 있다. 이러한 모금이 종교단체 고유 활동을 위한 것인지, 신도들에게만 받은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2010년 이후로는 한기총이 신고한 후원금 모집은 1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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