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홀저·전광영·양혜규 '출격'…아트페어에 2만 점 '상차림'

입력 2019-07-28 17:13   수정 2019-07-31 09:46

하반기 미술시장 누가 뛰나

화랑들, 작가 50여 명 라인업
기획전으로 승부 거는 미술관



[ 김경갑 기자 ] 올 상반기 경제를 흔들었던 불확실성이 하반기 미술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휴전에 들어간 미·중 무역분쟁은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고, 새 변수로 등장한 일본의 수출 규제는 그 파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치·경제적 이슈가 생겼을 때 미술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시장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주요 화랑과 미술관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전광영, 김동유, 하태범, 양혜규, 코디 최, 프레드 샌드백(미국), 토마스 사라세노(아르헨티나) 등 국내외 작가 50여 명을 선발해 라인업을 꾸렸다. 서울과 지방에서 잇달아 여는 미술품 직거래 장터인 아트페어도 예년에 비해 규모를 줄였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최근 미국과 유럽, 홍콩 미술시장이 비교적 활기를 띠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경제 상황이 불안해지면서 금 같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한 만큼 고가 미술품에 대한 투자자의 베팅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전광영·김동유 등 50여 작가 출동

대형 화랑들은 작고·원로·중견 작가들의 다채로운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화랑인 갤러리 현대는 해외 미술 재조명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 작가 프레드 샌드백과 아르헨티나 아티스트 토마스 사라세노의 대규모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국제 미술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작가를 불러 침체된 한국 시장에 관심의 불씨를 살려내겠다는 생각이다.

학고재갤러리도 미술시장 침체기에는 비교적 해외 미술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안드레아스 에릭슨, 엘리엇 헌들리, 프랑코 마추켈리를 끌어들여 진용을 짰다. 리안갤러리는 독일 작가 이미 크뇌벨을 불러들인다. 더페이지갤러리(미샤 칸), 박영덕화랑(살루스티아노)도 외국 작가 전시에 나선다.

맨손으로 ‘미술 한류’를 개척한 해외파의 국내 유치전도 치열하다. 국제갤러리는 서울과 독일 베를린을 오가며 활동 중인 양혜규 작가의 개인전을 9월에 연다. 그의 대형 작품이 영국의 테이트미술관에 이어 오는 10월 21일 재개관하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도 설치되는 사례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PKM갤러리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전광영으로 승부를 건다. 현대화랑(박상숙)도 해외 무대에서 이름을 얻은 작가들로 하반기 전시 포문을 열었다. 가나아트센터는 이스라엘의 인기 팝아티스트 데이비드 걸스타인과 서양화가 강광(8월)을 필두로 30대 극사실주의 화가 안성하(9월), 류민자(10월), 폐타이어 조각가 지용호(12월) 등의 개인전을 평창동 본점과 한남동 지점에서 차례로 연다.

노화랑은 김동유(9월), 윤병락(10월)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화랑가 불황에도 불구하고 완판을 기록한 윤병락을 다시 등판시킨다. 선화랑(김재학), 리안갤러리(하태범), 청작화랑(신재환), 청화랑(추영애) 등도 유망 작가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국제아트페어에 4000점 전시

화랑들이 한곳에 모여 미술품을 전시·판매하는 올 하반기 아트페어에 2만 점 이상의 작품이 쏟아져 나온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9월 25~29일 열리는 국내 최대 미술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는 국내외 화랑 170여 곳이 참가해 수억원대인 파블로 피카소,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유명 작가 작품부터 수백만원대 국내 젊은 작가 작품까지 4000여 점을 건다.

호텔 객실을 전시장으로 꾸미는 그림장터 ‘아시아호텔아트페어’는 다음달 8~1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다. 올해는 박영덕화랑을 비롯해 표갤러리, 금산갤러리 등 국내 주요 갤러리와 일본 중국 대만 미국 등 10개국 총 60여 개 갤러리가 참가해 국내외 작가 500여 명의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등 2000여 점을 96개 객실에 펼쳐 보인다.

직장인 컬렉터를 겨냥한 아트페어도 주목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10월 2~20일 열리는 ‘김과장, 전시장 가는 길’에는 국내 작가 200여 명의 3000여 작품을 정찰제로 구입할 수 있다. 아트광주(9월 19~22일), 대구아트페어(11월 13~17일), 서울아트쇼(12월 21~25일) 등에도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1만여 점이 나온다.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기념전 풍성

주요 미술관도 다양한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 50주년을 맞아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10월)과 개념주의 예술가 제니 홀저(11월)를 아우르는 대규모 개인전을 계획 중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고령화 사회를 시각예술로 조명하는 ‘에이징 월드’ 전을 펼친다. 사비나미술관은 최근 생명체의 소중함을 알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이다’ 전을 시작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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