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사태 '후반전' 시작되나…"수출물량 확보에 악재될 것"

입력 2019-07-28 18:16   수정 2019-07-29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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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파국 조짐 보이는 르노삼성


[ 장창민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은 2015년 도입한 임금피크제 폐지도 요구했다. 여기에 △안전환경 수당 △2교대 수당 △서비스 수당 △문화생활비 등 각종 수당 인상 및 신설을 주장했다. 신차 출시금(기본급 100%)과 타결 격려금(200%), 상생 격려금(100만원) 등 1000만원 안팎의 일시금도 달라고 했다. 가족의 치과 치료비 150만원을 지원해달라는 요청도 요구안에 담았다.


회사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8개월간 312시간가량 파업을 벌인 지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때보다 과도한 요구안을 들고나왔기 때문이다. 이 회사 노사는 다음달 13일께 본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프랑스 르노 본사의 수출 물량 배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르노삼성 사태의 ‘후반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노조가 기본급 인상 및 노조원에 대한 임금 추가 지급 등 ‘센’ 요구를 내건 만큼 투쟁 수위를 높일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전면 파업과 부분 직장폐쇄 등 극한으로 치달았던 르노삼성 노사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노조 리스크로 ‘생산절벽’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올 1~6월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8만1971대로 전년 동기(12만1760대)보다 32.7% 급감했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일수가 줄어든 데다 내수시장에서 부진을 겪은 탓이다.

수출 물량 확보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노사 갈등을 우려해온 르노 본사와 수출 물량을 둘러싼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르노삼성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르노 본사는 올 들어 노조 파업이 계속되자 로그(르노삼성이 수탁 생산하는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후속 물량 배정을 연기했다. 로그 수탁 계약은 오는 9월 끝난다. 이후 어떤 차종을 생산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로그는 부산공장 생산량(작년 기준 21만5680대)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와 별도로 르노와 동맹 관계인 닛산은 올해 맡기기로 한 로그 물량을 10만 대에서 6만 대로 40% 줄인 상태다. 르노삼성은 11월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신차 XM3를 연간 8만 대가량 유럽에 수출해 ‘활로’를 뚫는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본사는 묵묵부답이다. 르노 본사는 되레 이 물량을 인건비가 싸고, 노사관계가 안정적인 스페인 바야돌리드공장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갈등이 또 불거져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르노 본사가 부산공장에 배정하는 물량을 더 줄여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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