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의 남자친구는 야근과 주말 근무가 많은 회사 생활 중에도 늘 짬을 내어 A씨를 만나러 와준다. 요리도 잘해서 늘 맛있는 밥상을 차려준다. 그러나 사랑을 듬뿍 받는 기분인데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A씨를 힘들게 했다.
원인은 돈 문제였다. A씨와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비용 분담 비율은 5:5 정도로 비슷한 편이다. 아주 가끔 6:4로 남자친구가 조금 더 부담할 때도 있다.
A씨의 실망감이 커진 것은 우연히 남자친구가 밥을 두번 연속으로 사게 된 어느 날이었다. 계산할 때까지도 별말이 없던 남자친구는 대뜸 식당에서 나와 A씨에게 정색한 표정으로 "돈이 없냐"고 물었다.
A씨는 돈 문제만큼은 자로 잰 듯 냉정한 남자친구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한 커뮤니티에 사연을 소개하며 "남자친구에게 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여자친구'인 것 같다"며 "나에게 돈 쓰기를 아까워 하는 남자친구를 변하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가 미혼남녀 총 422명(남 205명, 여 217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비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30 연인들의 1회 데이트 비용은 2인 기준 평균 6만3495원으로 집계됐다.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5만~7만원이 69.2%로 가장 높았으며 7만~10만원이 17.8%, 3만~5만원이 8.1%로 뒤를 이었다.
데이트 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사, 음주 등의 식비(58.8%)였다. 이어서 영화, 공연 등의 문화생활비(25.6%), 숙박비(7.6%), 커피, 케이크 등의 디저트비(5.5%) 순이었다.
데이트 비용 분담 비율은 남:여 6:4 라는 응답이 36.7%로 가장 높았다. 그 외 7:3(28%), 5:5(13.3%), 8:2(7.6%), 4:6(3.6%)의 비율이 뒤따랐다.
데이트 비용으로 연인과 다툰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미혼남녀 10명 중 8명(83.2%)이 연인과 사이가 틀어진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다퉜던 이유로 '내가 데이트 비용을 더 내는 것을 당연시 여겨서'(35.8%)가 1위로 꼽혔다. 데이트 비용을 아끼려고만 해서(25.8%), 수입이 같지 않은데 정확히 절반씩 부담하려 해서(18.2%)가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가장 합리적인 데이트 비용 부담 방법에 대해서는 남녀 생각이 일치했다. 수입이 높은 쪽이 더 많이 부담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67%(남 66.8%, 여 66.4%)로 가장 높았다. 반반 나눠서 부담하자는 의견은 23%(남 26.8%, 여 20.3%)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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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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