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30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간 외교 마찰에 대해 “갈등이 유발되고 죽기살기로 하면 서로 망한다”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방일단이 출국을 하루 앞두고 연 전문가 간담회에서 축사를 통해 “이런 식으로 가선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야) 5당이 동시에 가는 방일단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외교적으로 풀어보자는 얘기를 (일본 측에) 꼭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임진왜란 당시 일본을 방문한 조선통신사의 보고가 엇갈려 전쟁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역사를 거론하며 “동일한 의지를 같이 갖고, 현상을 직시한 보고가 됐더라면 임진왜란을 사전에 예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일단 단장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한·일 의회외교포럼 회장)은 “일본에 가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순탄한 길이 별로 기억되지는 않지만, 정치와 경제는 아주 우호적으로 분리해서 해왔다”며 “(지금은) 한일 관계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는 정부가 1차적으로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지만, 국회가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면서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한·일 의회외교포럼과 한일의원연맹이 공동으로 꾸린 방일단은 3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를 방문한다. 이 기간 동안 자민당 소속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비롯한 일본 지한파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방일단은 서 의원을 비롯해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와 같은 당 원혜영·김진표 의원, 원유철·김광림·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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