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노쇼' 파문이 연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6일 내한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45분간 경기를 뛸 것'이라는 계약서와 달리 벤치만 지키다 출국한 이후 국내 축구계는 멘붕 상태다.
30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첫 민사소송이 제기된데 이어 당시 친선경기 행사를 총괄한 주최사와 호날두, 유벤투스가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당시 경기를 관람한 관중 2명이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어 집단소송에 동참하는 관람객들은 점차 늘고 있다.
팬들은 호날두 출전이 경기의 핵심이었고, 이를 중심으로 홍보가 이뤄졌다며 계약이 불완전하게 이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주최사와 유벤투스, 호날두까지 사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관람객들이 호날두가 출전한다는 광고를 믿고 티켓을 샀는데 출전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을 속여 60억원 상당의 금액을 가로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 고발 사건을 수서경찰서 경제범죄수사과에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호날두 '노쇼' 파문에 대해 "호날두, 기획사, 축구협회 모두가 국민의 비난으로 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호날두의 중국, 일본에서 모습과 달리 프로 답지 못한 책임 없는 행동을 보였으며 주최 측은 치밀하지 못한 기획사를 선정하고 행사진행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면서 "대한축구협회의 지도 감독 소홀도 아쉬운 점이 있다. 이를 통해 축구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기대는 하늘로 헛되이 날아가버렸다. 오로지 돈을 위한 한탕주의 모습을 보는 듯해 씁쓸하다"고 평했다.
손석희 JTBC 앵커는 29일 호날두에 대해 "공 잘차는 축구 선수일 뿐 축구 영웅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손 앵커는 "그는 뛰지 않았고, 그 많은 관중들과 함께 경기를 '구경'하고 갔다"면서 "뛰지 않은 것에 대한 변명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고, 축구선수 하나에 의해서 무시당했다는 말도 별로 입에 올리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45분 동안 몸은 편했을지 모르나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마음은 불편할 거란 걸 깨닫지 못했다"면서 "그도 그저 공 잘 차는 축구선수일 뿐, 축구 영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컨디션 조절을 해야한다며 사인회조차 하지 않았으며 입국이 지연돼 경기장에 한 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호날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에게 벤치를 지키는 모습만 보여주고 돌아갔다. 앞서 방문한 중국에서는 팬사인회는 물론 전 후반 90분을 풀타임으로 출전한 그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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