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간 오지 마을에 '공공 드론택배' 뜬다

입력 2019-07-31 16:43   수정 2019-08-01 02:30

행안부, 도로명주소 기반 배송체계 구축
충남·전남서 시범 운영




[ 추가영 기자 ] 충남·전남지역 섬이나 산간 오지 지역 주민들에게 드론(무인비행기)으로 물품을 배달하는 ‘드론 배송’이 공공부문에서 시험 운영된다. 2022년까지 10곳의 ‘드론 배달기지’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31일 우정사업본부와 충청남도, 전라남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국토정보공사 등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지역밀착형 주소기반 드론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송 기반시설(인프라)이 부족한 도서나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도로명주소 체계를 기반으로 드론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충남·전남에서 시험운영 시작

드론 배송 시스템은 물품을 받는 장소인 배달점과 거점 기지 단위로 구축한다. 반경 10㎞ 내 배달점 10~20곳을 묶어 거점을 설치하고, 거점 3~5곳은 하나의 기지에서 관리한다. 행안부는 드론이 정확한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고도화된 도로명주소 체계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ETRI는 드론 운영기술을, 한국국토정보공사는 드론기지 운영 전문 인력을 지원하고 배송은 우정사업본부가 맡는다.

정부는 차례로 드론 배송 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충남과 전남에서 시험운영을 시작한다. 현재 충남 20곳, 전남 2곳인 배달점을 올해 안에 30곳씩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에 7개 지역을 더 선정해 시스템을 구축한다. 2022년까지 전국에 드론 배송 기지 10곳을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드론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적으론 드론 배송 체계를 민간에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사전 비행승인 등 규제 완화해야

행안부는 이날 협약식에서 드론을 이용해 실제로 섬 지역으로 물품을 배달하는 시연(사진)에 성공했다. 시연은 1㎏ 상당의 구급상자를 실은 드론이 충남 당진 전략문화홍보관에 마련된 임시 드론기지에서 직선거리로 4㎞ 떨어진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지점까지 날아가 물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박으로 배송하면 선착장에서 배달지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해 2시간가량 소요되는 구간이다. 이날 시연에선 드론을 이용해 25분 만에 배송을 마쳤다.

하지만 실제로 드론 택배 서비스를 하려면 관련 규제 완화 등 과제가 많다. 지금은 비행장과 그 주변 관제권(9.3㎞)·비행금지 구역에서 드론을 날리려면 3일 전에 비행승인 신청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드론 무게가 25㎏을 넘으면 지역과 관계없이 비행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날 시연도 사전 비행승인을 받은 뒤 진행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정 기간 동안 드론 시험 운행과 택배 서비스 시범 운영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하면서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규제를 풀기 위한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선 이미 드론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우체국은 2016년 총 비행거리 14.5㎞ 이내, 1주일 한 번을 조건으로 우편물 배송에 드론을 투입했다. 호주 정부가 지난 4월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드론배송 전문 자회사 윙에 사업 허가를 내주면서 캔버라 북부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한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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