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84㎡ 2억원 돌파
한달 새 16% 뛰어올라
광양·순천은 상승세 이어져
[ 구민기 기자 ]
지방 주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전남 광양, 순천에 이어 여수에 이르는 전남 동남권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2~3년간 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지역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양 순천에 이어 여수도 상승
전남 여수시 아파트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여수시 신기동 우림필유아파트 전용면적 141㎡가 지난 6월 5억13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2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4월에 4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호가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이다. 현재 5억~5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여수시 여서동의 현대건설아파트 전용 84㎡는 7월 10일 2억700만원에 거래됐다. 6월에 1억78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한 달 새 약 16% 올랐다. 5월에는 1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I공인 관계자는 “최근에 문의가 자주 들어오고 있는데 지난 몇 년간 광양, 순천에서 몰린 수요가 이쪽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던 광양, 순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광양시 중동 광양중마2차진아리채 전용 84㎡는 7월 5일 2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4월 2억3000만원, 5월 2억5000만원, 6월 2억6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순천시 연향동 현대1차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6월 1억8100만원에 매매됐다. 5월에 1억6500만원에 거래된 아파트다.
이런 흐름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양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작년 7월 둘째 주 이후로 54주 동안 단 한 번도 하락하지 않았다. 0~0.3% 사이에서 오르내리며 상승 혹은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7월 셋째 주는 0.03%, 넷째 주는 0.02% 올랐다. 순천은 7월 둘째 주 -0.02%를 기록했지만 광양과 마찬가지로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 혹은 보합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셋째 주는 0%, 넷째 주는 0.07% 상승했다.
이런 흐름을 이어받아 여수는 최근 상승 전환했다. 지난 5월 셋째 주 -0.08%를 기록한 이후 하락폭이 점차 줄었다. 그러다 6월 셋째 주 0.02%로 상승 전환했다. 7월 들어서도 상승 흐름은 지속됐고 7월 셋째 주 0.05%, 넷째 주 0.15%로 상승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수, 순천, 광양은 동일 생활권으로 하나의 시장으로 볼 수 있다”며 “순천과 광양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여수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부족에 상승…지역경제 활성화도 한몫
전남 동남권 지역 집값 상승세는 공급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여수, 순천, 광양 지역의 분양 물량은 최근 5년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세 지역의 분양 물량 총합은 5862가구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에 3585가구, 2017년 1330가구가 공급되면서 공급량이 크게 줄었다. 2018년(1067가구), 2019년(1662가구, 7월 기준)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예년 대비 전남 동남권 지역의 최근 분양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공급 부족이 누적되면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활성화되고 있는 지역경제도 집값 상승에 한몫했다. 작년 8월부터 포스코케미칼은 광양에 연산 3만t 규모의 양극재 광양공장을 조성 중이다. 2020년 3월 완공 계획이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연산 8만t 규모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광양에 계속해서 확대되는 2차 전지소재 공장은 지역경제가 현재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과 향후 기대 가치가 높다는 것을 보여줘 광양 부동산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했다”며 “여수의 지역 산업인 석유화학도 최근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은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