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노쇼' 유벤투스 "무책임·거만하다는 항의 거부…호날두 쉬어야 했던 상황"

'호날두 노쇼' 유벤투스, 프로연맹에 서한 보내
아넬리 회장 "호날두 제외 모든 선수 경기 나가"
"호날두, 의무적으로 쉬어야 하는 상황"
"무책임하고 거만하다는 항의? 거부"



'호날두 노쇼' 사태로 한국 축구팬들의 공분을 산 이탈리아 유벤투스 구단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항의에 반박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아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은 프로연맹 권오갑 총재 앞으로 서한을 보냈다.

아넬리 회장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단 한 선수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가 경기에 나왔다. 호날두의 경우 중국 난징 경기를 뛴 후 서울에서 경기를 갖기까지 시간 차가 48시간에 불과해 근육에 피로가 쌓였고,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의무적으로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팬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거만한 행동이라는 (권오갑) 회장님의 항의를 거부한다"며 "유벤투스의 그 누구도 K-리그, 대한축구협회, 아시아축구연맹에 오명을 안겨주길 원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경기 시작이 1시간 가량 지연된 것에 대해서도 아넬리 부회장은 빠듯했던 일정을 이유로 들며 유벤투스의 잘못은 없다고 했다. 그는 "유벤투스는 오후 4시 30분에 호텔에 도착했고, 휴식을 취하거나 사전 준비 운동을 할 시간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유벤투스 버스에 경찰 에스코트가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가 막혀 코치가 거의 2시간 가량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라면서 "이런 일은 우리 경험상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앞서 유벤투스는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 지각해 경기가 1시간 가량 지연됐다. 뿐만 아니라 사전 계약 내용과 달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출전시키지 않아 '노쇼 논란'이 일었다.

호날두는 친선전에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했지만, 사전 몸풀기 그라운드에 등장하지 않았고 결국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이에 호날두는 분노한 한국 축구팬들로부터 '날강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프로연맹은 지난 29일 유벤투스가 친선전에서 호날두를 출전시키지 않은 것을 비롯해 각종 계약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을 질타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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