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오스 BP 육성' 팔 걷은 빗썸…"쌍수 들어 환영"

입력 2019-08-02 16:25   수정 2019-08-03 07:03

회원 동의하 보유분 활용해 국내 BP 지원…"이익 발생시 배분"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국내 이오스(EOS) 블록프로듀서(BP) 지원에 팔을 걷었다. 국내 거래소가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례적 노력이다.

빗썸은 지난 1일 공지를 통해 “이오스를 보유한 빗썸 회원들 동의를 받아 국내 이오스 BP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더리움과 더불어 대표적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꼽히는 이오스는 보유자들이 전체 블록체인 운영 방향과 블록 생성을 맡는 BP를 투표로 선출하고 있다. 이오스 총 발행량의 약 10%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지만 아직 21위 내의 한국 국적 메인 BP는 전무한 실정이다.

빗썸은 자체 이오스 보유분과 회원 보유분을 활용해 BP 투표권을 행사, 국내 BP 후보자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이오스 보유자들의 영향력을 높이고 국내 BP를 통해 이오스 생태계 발전을 이끈다는 취지다. 회원 동의 등 절차를 거쳐 다음달께 BP 투표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는 빗썸의 이오스 BP 투표 참여가 단순한 국내 BP 지원을 넘어 이오스 전체 생태계에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도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오스가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매표와 담합 행위로 홍역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BP 후보인 이오스노드원의 류한석 대표는 “빗썸의 투표는 이오스 생태계 전체에 있어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국내 이오스 커뮤니티에서도 쌍수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한국 BP로서도 감사한 일이지만 빗썸 투표가 중국계 거래소들과 고래(거물)들의 담합·유착 등 왜곡된 현재의 이오스 구조를 타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빗썸 투표가 이오스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이오스 커뮤니티의 역할에 대한 평판이 높아지는 것도 가능하단 얘기다.

빗썸은 이오스 BP 투표 참여 회원들에 대한 보상도 진행한다. BP 투표권 행사로 얻는 직·간접적 이익을 투표권 위임에 동의한 회원들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빗썸은 “투표에 참여할 경우에도 회원 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투표 참여를 위해 스테이킹(Staking) 계정을 별도 분리하고 투표 관련 권한 키(key)는 따로 생성·관리한다. 빗썸은 회원들의 출금 신청을 즉시 이행 가능한 수량의 이오스를 유지해 출금엔 전혀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오스 BP 투표권 행사를 원하지 않는 회원은 빗썸 홈페이지 내 마이페이지에서 투표권 위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된다.

빗썸 관계자는 “이오스는 확장성이 뛰어나 많은 분산형 애플리케이션(디앱·DApp)을 보유하고 있다. 실용적 플랫폼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면서 “빗썸은 이오스 등 우수 플랫폼을 지원해 국내외 블록체인 산업 발전과 건전한 생태계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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