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 명지학원, 홍제동 소유 빌딩 결국 경매행

입력 2019-08-05 09:30  

감정가 189억3598만원, 채권총액 92억5841만원
2010년 모 건설사가 명지학원에 증여한 건물




지난해 12월 한 개인 채권자에 의해 파산신청을 당한 학교법인 명지학원 소유 홍제동 빌딩이 경매에 나왔다.

5일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오는 13일 서부지방법원에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299-2 근린시설인 효신빌딩(4778㎡)에 대한 1회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모 금융기관의 신청으로 지난해 6월 15일 법원의 경매개시결정(사건번호: 2018-3447)이 내려진 이후 1년 2개월만에 진행되는 첫 입찰이다.

이번 경매 감정가는 토지 179억원, 건물 10억원 가량으로 총액이 189억3598만원에 달한다. 이 건물은 2012년에도 경매에 나온 이력이 있다. 당시 감정가는 157억원으로 두 차례 유찰 끝에 개인 입찰자가 107억원에 낙찰 받았으나, 기간 내에 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최종 매각되지는 않았다.

모 건설사 소유였던 이 건물은 2010년 증여를 통해 명지학원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인 금융기관 이외에도 19명의 개인 채권자와 기관이 설정한 근저당과 가압류가 있다. 또 서대문구청과 강릉시, 중부세무서로부터 압류가 걸려 있는 상태다. 채권 총액은 92억원이 넘는다.

해당 건물은 서울 지하철 3호선 홍제역 인근 대로변에 위치한 지하 2층, 지상 5층의 근린시설로 재정비촉진지구에 위치해 있다. 지하 2개층은 주차장과 기계실로 사용 중이고, 1층은 은행과 의류 매장, 2·3층은 사우나, 4·5층은 휘트니스와 골프연습장이 입점해 총 7명의 임차인과 21억원의 보증금이 신고됐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주변 일대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2012년 대비 약 30억 이상 가치가 상승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의 재산은 교육부의 허가 없이 경매, 압류가 불가하지만, 법원의 권고를 받아 들인 교육부가 부채상환 및 학원 정상화를 위한 재산처분조건 완화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지학원은 2004년 ‘명지엘펜하임'을 분양·임대하면서 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분양 당시 골프장 건설 허가를 신청하지 않다가 2007년이 돼서야 도시관리계획 변경 신청을 했고, 용인시로부터 거부당했다. 이에 김씨 등 분양피해자 33명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최종 승소했다. 명지학원은 2013년 법원으로부터 실버타운 사기 분양 피해자 33명에게 총 192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자 지난해 12월 채권자인 김씨(채권액 4억3000만원)는 법원에 파산선고를 내려달라고 신청했다. 법원은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 심문을 진행한 뒤 한동안 선고를 내리지 못했지만, 지난 6월 재산을 처분해 빚을 갚으라는 조정권고안을 제시했고, 명지학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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