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무례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해 "일본측에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외교부는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외무 부(副)대신의 발언 관련해 "일본 정부 고위 외교당국자의 발언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국제 예양과 상식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토 부대신은 지난 2일 BS후지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일본 정부의 결정을 비판한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도둑이 뻔뻔하게 군다(적반하장)'는 품위 없는 말을 쓰는 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異常だ)"라면 "일본에 대해 무례하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결정을 하자 같은 날 열린 긴급 국무회의에서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일본 언론은 적반하장을 일본어로 풀이해 "도둑이 오히려 뻔뻔하게 군다"는 비슷한 뜻을 지니면서도 다소 원색적인 느낌을 주는 표현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사토 부대신의 발언은 외무성 차관급 인사가 외교 상대국 정상의 발언에 '무례' 등을 주장한 것으로,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토 부대신은 또 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무역 보복"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전혀 별개"라며 "보복 조치도, 금수 조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일본이 미국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는 문 대통령의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며 "한국 국내용으로 일부러 대일 강경 자세를 부추기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사토 부대신은 육상자위대 자위관 출신의 극우 인사로 올해 초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사실을 사실로 보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난했으며 지난 2011년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생떼를 쓰다가 한국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일본 의원 중 한 명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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