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30일부터 시작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68일만에 정상화됐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5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촌수계 수질이 사고 이전으로 회복돼 수질 정상화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박 시장은 “수질민원이 사고 이전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에 수질 회복이 안됐다고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상화를 선언하고 보상 협의·시행과 근본적인 수질개선을 위한 상수도 혁신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붉은 물이 처음으로 쏟아진 서구 일부 주민들은 “아직도 필터색이 변할 정도로 수질이 불안정하다”며 정상화에 반대하고 있다.
서구 지역 주민 커뮤니티 등에는 “물탱크 청소 후에도 필터 색은 계속 변한다.”, “민원을 넣으면 믿고 기다리라고 해놓고 갑자기 정상화?” 등 정상화 선언에 불만을 가진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시는 필터가 빨리 변질되거나 이물질이 섞인 수돗물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면 기동대응반을 파견해 복구와 조치를 하기로 했다. 서구와 강화 지역 주민과 수돗물 정상화 동의를 위해 지속적인 협의도 하기로 했다. 시는 이달 말까지 공촌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배수지 등 2차 수질 안정 장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강화군에는 강화읍 주변 18.4㎞의 노후 관로를 교체하고, 영종도에는 이중관로와 2차 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공촌정수장의 정기점검으로 인해 물 공급 관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인천시가 사전·사후 매뉴얼을 어겼기 때문에 발생했다. 서구와 중구 영종도 등 공촌정수장 급수구역에 포함되는 26만1000가구, 63만5000명이 피해를 입었다. 붉은 수돗물로 인한 피부질환 등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500명에 이른다. 시는 서구, 영종도, 강화 등 피해지역의 상하수도 요금 최대 3개월치를 면제하고, 생수 구입비와 필터 교체비 등은 증빙서류를 확인해 실비 보상하기로 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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