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경상수지 흑자 7년來 최소…흔들리는 경제 기초체력

입력 2019-08-06 17:21   수정 2019-08-07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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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217억 달러 그쳐
경제 버팀목 수출 급감 영향
정부 "괜찮다"지만 우려 커져



[ 김익환 기자 ]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7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중 무역분쟁 파장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된 데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설비 투자와 소비가 주춤한 가운데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마저 흔들리자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상수지는 217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289억달러)와 비교해 24.6%(71억3000만달러)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는 유럽발 재정위기 영향을 받던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달러) 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한 것은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 지표가 나빠진 탓이다. 올 상반기 상품수지는 370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반기 기준으로 흑자폭은 2013년 상반기(337억3000만달러) 후 12반기 만에 최소다. 수입도 줄었지만 수출이 더 감소하면서 상품수지는 물론 경상수지까지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상반기 수출은 2777억2000만달러로 2016년 하반기(2651억6000만달러) 후 최소다. 박양수 한은 통계국장은 “미·중 무역분쟁 파장으로 세계 교역량이 쪼그라들었고 주력 수출제품인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면서 상반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여행과 운송 거래 결과를 나타내는 서비스수지는 61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2016년 상반기(39억2000만달러 적자) 후 최소였다. 국내를 찾는 중국·일본인 관광객이 올 들어 대폭 늘면서 여행수지 지표가 좋아진 결과다. 배당, 이자 등 투자 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는 6억2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정부는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펀더멘털이 괜찮다”고 강조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의 버팀목이자 대내외적으로 경제의 견실함을 상징하는 수출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최근 7개월 연속 감소(전년 동월 대비)하고 있는 데다 전망도 불투명하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반기 수출 지표가 생각보다 크게 악화됐고 하반기 들어서는 여러 변수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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