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펜 움직임 '포착' 가능했지만 인식률 다소 둔해
그립감은 여전히 '최고' 평가, 지문인식 위치 조금 위로 위치 변경
촬영 중 '줌 인'하자 피사체 소리도 같이 '줌 인' 녹음
슈퍼 스테디 기능은 액션 캠 수준으로 향상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공개한 갤럭시노트10은 S펜에 속도와 움직임을 제어하는 센서를 탑재, 펜의 움직임을 디바이스가 감지하는 '에어 액션' 기능을 넣어 눈길을 끌었다.
S펜은 전작인 갤럭시노트9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 노트9 S펜은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사진이 찍히고 두 번 누르면 전후면 카메라 방향이 바뀌었다. 또 사진 갤러리에서는 버튼을 눌러 다음 사진으로 이동할 수 있고 음악이나 영상 등을 재생 또는 정지할 수 있게 했다.
이번 노트10 S펜은 여기에 더해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 또한 가능해졌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을 연 뒤 S펜을 들어 공중에 대고 상하로 움직였더니 카메라 전후면 방향이 전환됐다. 방향을 바꿔 좌우로 움직였더니 촬영 모드를 선택할 수 있었다.
S펜을 공중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카메라가 줌 인, 반대 방향으로 돌렸더니 줌 아웃 됐다. 마치 해리포터가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삼성전자는 이 기능을 위해 S펜에 가속도를 제어하는 가속도 센서와 움직임을 측정하는 자이로 센서로 이뤄진 6축 센서를 탑재했다. 이를 디바이스와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원리다.
다만 동작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인식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또 손가락으로 화면을 직접 터치해 기능을 조작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앱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한 더 다양한 앱을 S펜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트 앱을 열고 S펜으로 손글씨를 쓴 후 손으로 글자를 만지기만 하면 바로 디지털 텍스트로 변환이 됐다. 이를 곧바로 워드 파일 등으로 변환해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노트9 S펜은 한 번 쓴 글자는 편집이 불가능했지만, 노트10 S펜은 이미 쓰여진 손글씨의 색상을 바꾸거나 굵기를 편집하는 것도 가능했다.
S펜은 리튬 티타네이트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본체에 꽂기만 하면 자동 충전이 됐다. S펜 크기는 길이 7mm, 직경 3mm 정도로 노트9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갤럭시노트10은 6.3인치 일반형 노트10과 6.8인치 노트10 플러스 2가지 종류로 출시됐다.
기본 디자인은 전작 노트9과 큰 차이가 없으나 전면 카메라 위치가 중앙으로 옮겨졌고, 후면 3개의 카메라는 가로에서 세로 배열로 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멀티 카메라로 전문가급 촬영이 가능해졌다는 점은 여전했다. 갤럭시노트10은 10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함께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듀얼 조리개를 지원하는 듀얼 픽셀 1200만 화소 카메라·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1600만 화소·123도 화각의 초광각 카메라는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시야각을 촬영할 수 있으며, 광학 2배줌이 가능한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로 멀리 있는 피사체도 촬영하는 것이 가능했다.
실제로 사진을 촬영해보니 수백명이 몰려 있는 체험 존 인파를 사람과 똑같은 시야각으로 다 담을 수 있었다.
'1인 미디어 시대를 공략하는 스마트폰'이라는 점도 특징. 영상 촬영 경험(UX)을 특별히 신경 쓴 게 느껴졌다.
우선 갤럭시노트10은 동영상 촬영 중 줌 인하면 그만큼 피사체 소리를 키워 녹음해준다. 말하고 있는 성인 남성을 줌 인했더니 이 남성의 목소리가 주변 소리보다 또렷이 커진 상태로 녹음됐다. 일상에서 주변 소리에 묻히는 아이를 동영상으로 찍을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흔들림 없이 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슈퍼 스테디' 기능도 향상됐다.
샘플 레이트(동영상 촬영시 단위시간당 얻어진 샘플링 횟수)를 500MHz에서 833MHz로 향상시켜 미세한 흔들림까지 감지해 보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나 산악자전거를 타고 가면서도 흔들림 없는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액션 캠 수준이다.
이 기능은 하이퍼랩스 촬영시에도 작동됐다.
갤럭시노트10은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녹화하면서 녹화 중인 화면 위에 S펜으로 글씨나 그림을 쓰고 전면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 표정이나 말을 함께 담아 친구와 가족들에게 공유할 수 있게 했다.
라이브 포커싱에는 여전히 줌 등 특수효과를 넣을 수 있어 재미있는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유명 카메라 앱인 '스냅챗' 등에 이미 있는 효과와 유사하다.
동영상 편집은 확실히 쉬워졌다. 전작과 달리 별도 동영상 편집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여러 영상을 쉽게 잘라 붙이고 자막을 입히는 게 간편해졌다.
갤럭시노트10은 갤럭시S10과 마찬가지로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가 채택됐다. 가운데 상단의 카메라 구멍만 제외하면 전면이 디스플레이로 채워졌다. 단 검은색 카메라 구멍이 채도가 높은 영상에선 여전히 눈에 거슬리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
삼성은 이번에도 기존 슈퍼 아몰레드를 대체하는 다이내믹 아몰레드를 선보였다. HDR10+ 인증을 받은 색감에다 최고 휘도 1200니트(Nit)의 밝기 등으로 색 정확도와 영역에서 혁신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또 색 표현력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단위인 JNCD(Just Noticeable Color Difference) 값이 0.4로 실제 색상과 거의 같은 색을 구현했다. JNCD는 숫자가 작을수록 정확도가 높은 것이다. 육안으로 차이를 구분하긴 어려우나 갤럭시노트9는 0.5 JNCD였다.
전면 디스플레이 내부에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한 것은 갤럭시S10과 똑같았다. 실제로 지문인식을 해봐도 기존 S10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지문인식 위치를 조금 올려 편의성 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뉴욕=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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