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가 7일(현지시간) 한일 관계 냉각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관계 개선에 각각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워싱턴DC에서 '한일 무역분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내퍼 부차관보는 개회사를 통해 "최근 몇 달간 양국 간 신뢰를 손상시킨 정치적 결정에 관한 일정한 성찰이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이 관계 개선에 각각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 한일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것이 한국과 일본 모두의 잘못이라는 양비론을 편 셈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각각 정치적 이유로 양국간 신뢰를 깼다는 미국 행정부의 시각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는 "같은 이유로 우리는 한일 관계의 경제적, 안보적 측면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약간의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우리가 믿는 국가 지도자들의 확신에 찬 말들은 그들의 국가에도 비슷한 반응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한일 갈등의 중재자 역할은 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미국의 우려에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고 한국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를 검토하고 나선 것에 부담감을 느낀 탓으로 해석된다.
내퍼 부차관보는 "미국은 이 문제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우리의 두 동맹국 간의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창의적인 해법을 위한 공간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지난 60년 동안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의 주된 동인(動因)은 한국, 일본과의 동맹과 우정"이라며 "강력한 한미일 동맹 덕분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보,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3개국이 함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3개국은 가치에 기초한 유대 관계를 공유한다"며 "안보, 투자를 넘어 우리는 한국, 일본과 함께 많은 지역적, 국제적 도전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삼각 동맹이 북한 핵 미사일 프로그램의 위협이나 여성의 권한 증진 등 많은 부문에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의 동해상 합동정찰 비행도 언급됐다. 내퍼 부차관보는 "3개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자 한일 관계에서 최근 마찰을 이용하려는 시도"라며 "이 지역에서 도전자들이 3개국 사이에 더 끼어들도록 해서는 안 된다. 3개국 사이의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는 특히 북한과 러시아, 중국이 제기한 공동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 이 시기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3개국 국민과 지역 전체의 평화 및 번영 증진을 포함해 공유된 가치를 증진하고 공유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통합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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