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시설, 업무상업시설, 토지 등 모두 늘어
서울 이수역리가 아파트 13채 경매…수백명 몰려
부동산 경매 진행건수가 늘면서 3년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8일 발표한 ‘2019년 7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7월 전국에서 진행된 법원경매 건수는 총 1만2128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5월(1만2132건) 이후 최고치다.
경매건수가 늘어난 건 주거시설에서 경매물건이 많이 나와서다. 주거시설은 전월 대비 13.5% 증가한 5623건으로 2014년 12월(6484건) 이후 가장 많았다. 업무상업시설도 전월 대비 22.4% 증가한 2099건을, 토지는 9.7% 늘어난 3962건을 각각 기록했다.
7월 낙찰건수는 4123건으로 전월 대비 17.2% 상승하면서 2017년 5월(4189건) 이후 처음으로 4000건 대를 넘어섰다. 낙찰률도 동반 상승해 전월 대비 1.4%p 상승한 34%로 나타났다. 다만 낙찰가율은 -0.7%p 소폭 하락한 72.4%를 기록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 진행건수가 증가한 이유는 낙찰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들어 신규 경매 물건이 유입된 데에 따른 것이다"라며 "경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시설이 10% 이상 증가했고, 경기 둔화의 여파로 인해 업무상업시설도 20% 이상 늘어나 진행건수가 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가장 높은 진행건수 증가세를 보인 곳은 인천(328건)과 부산(317건)으로 전월 대비 300건 이상 증가했다. 그 뒤를 이어 충남(250건)과 전북(219건)도 200건 이상의 진행건수를 기록하면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7월 전국 법원의 입찰 진행 일수는 23일로 하루 평균 527건의 경매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매월 일평균 진행건수 500건 이상 기록이 단 두 차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증가했다.
한편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입찰을 나타냈던 물건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수역 리가 아파트로 나타났다.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최다 응찰자수 순위를 휩쓸었다. 이 아파트는 서울지하철 4·7호선 이수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더블 역세권 입지에 있다. 2013년 9월 준공된 비교적 신축 아파트다. 입주 예정자가 입주를 포기해 공실 상태인데다 조합이 보유하고 있던 물건이 나오면서 13채가 동시에 경매에 나왔다.
2회차 입찰이 열렸던 지난 달 30일, 중앙지방법원 경매 입찰 법정에는 350여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13채 중 전용 84㎡의 한 채에는 64명이 입찰서를 제출해 6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아파트의 감정가는 10억2000만원이었으나 낙찰가가 9억8240만원으로 96%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 12채에도 수많은 입찰자들이 몰렸다. 평균경쟁률 23.7대 1, 평균 낙찰가율 94%였다.
전남 신안군 증도면 우전리 소재 임야에는 52명이 응찰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이 경매개시 결정을 내린 이후 첫 입찰에서 감정가의 438%인 42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해안가에서 약 200m 가량 떨어진 무인도다. 물건 소재지 인근에 리조트 및 다수의 펜션, 드라마 촬영지 등 휴양·관광 시설이 분포됐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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