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컴백 '드라큘라'
[ 김희경 기자 ]
미국 유명 극작·작곡가 스티브 손드하임의 뮤지컬 ‘스위니토드’, 체코 뮤지컬 대표작 ‘드라큘라’가 나란히 올가을 무대에 화려하게 귀환한다. 각각 3년, 13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명작의 공연 소식에 뮤지컬 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스위니토드는 지난 7일 1차 티켓 예매를 시작하자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2분 만에 매진됐다. 국내 동유럽 뮤지컬 붐의 원조였던 드라큘라 무대를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두 작품은 모두 괴기한 분위기와 파격적인 소재를 내세우고, 캐릭터들의 심리와 스토리를 밀도 높게 그려낸다.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들로 꾸려진 화려한 캐스팅도 공통점이다.
‘지킬’ 주역이 고스란히 ‘토드’로
스위니토드는 오는 10월 2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미국 뮤지컬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손드하임의 대표작으로 2008년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져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영국이다.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자민 바커는 15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다. 이후 스위니 토드로 이름을 바꾸고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터핀 판사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친다.
스위니 토드 역 캐스팅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지방 투어 중인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타이틀롤을 맡고 있는 조승우와 홍광호, 박은태를 이번 공연의 ‘토드’로 고스란히 옮겨 왔다. 조승우는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스위니 토드 역을 맡았다. 2007년 국내 초연 당시 조연 ‘토비아스’로 출연했던 홍광호는 12년 만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박은태도 이번에 처음으로 이 역에 캐스팅됐다.
스위니 토드에게 연정을 품고 그의 복수를 돕는 파이가게 주인 ‘러빗부인’ 역엔 2016년에 이어 옥주현이 캐스팅됐다. 김지현, 린아는 이 역을 처음 맡는다. 김지현은 뮤지컬 ‘그날들’ ‘모래시계’ 등에, 린아는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등에서 활약해 왔다. 연출은 2016년과 동일하게 감독 에릭 셰퍼가 맡는다. 오디컴퍼니 관계자는 “완벽한 캐스팅의 결정판이라 자부한다”며 “이들이 선보이는 입체적인 캐릭터와 함께 소름 돋는 스토리, 수준 높은 음악을 선보여 브로드웨이 초연 40주년에 걸맞은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견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
13년 만에 돌아온 드라큘라는 10월 5일부터 12월 1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아일랜드 작가 브램 스토커의 소설을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1995년 체코에서 초연됐다. 국내에선 1998년 처음 무대에 올랐으며, 이후 2000, 2006년에도 공연됐다. 2014년 오디컴퍼니가 선보였던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드라큘라’와는 다른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기획사 플레이앤씨가 제작한다.
내용은 드라큘라의 전설을 그대로 담고 있다. 1400년께 트란실바니아에서 가문에 흐르는 피의 저주를 거부한 채 살아가던 드라큘라는 아내와 아들을 지키기 위해 끝내 흡혈귀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이후 400년이 흘러 파리에서 아내 아드리아나를 다시 만나게 된다.
이 작품에선 내로라하는 중견 남성 배우들이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펼친다. 1998년 초연 당시 이 역할로 뮤지컬에 데뷔한 신성우가 이번에도 드라큘라 역을 맡았다. 임태경, 엄기준도 이 역에 캐스팅됐다. 추후 ‘히든 드라큘라’의 추가 캐스팅도 이뤄질 예정이다. 김법래, 이건명, 문종원은 드라큘라와 대적하는 반헬싱을 연기한다. 연출은 요셉 베르나릭 감독이 맡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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