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입맛잡은 '고깃집 볶음밥' 요리하다

입력 2019-08-08 18:08   수정 2019-08-09 00:58

가정간편식 브랜드 전쟁
(9) 롯데마트 냉동밥 요리하다

'단짠의 조화' 대패삼겹살볶음밥·감자탕볶음밥



[ 박종필 기자 ]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인 ‘요리하다’는 주부들이 그 이름을 지었다. 롯데마트가 HMR 출시를 준비하던 2015년 12월 모집한 주부 평가단 1000명의 의견이 반영됐다. “재료를 직접 구입해 요리하기엔 손이 많이 가고, 냉동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내놓자니 성의가 없어 보일까 고민”이라고 하는 주부가 많았다. 볶거나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거나, 약간의 재료만 추가하면 훌륭한 요리가 되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탄생한 요리하다는 현재 국 찌개 반찬 등을 포함해 250여 개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냉동식품의 영역을 넓히다

요리하다는 냉동식품의 영역을 넓힌 HMR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이전만 해도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냉동 HMR 제품은 새우 볶음밥, 닭가슴살 볶음밥 정도였다. 대부분 심심한 맛이었다. 요리하다가 제대로 된 요리를 간편하게 내놓고 싶어 하는 주부들의 요구를 충족하려면 맛의 다양화가 시급했다. 롯데마트가 단맛, 짠맛, 매운맛 등이 추가된 메뉴 개발을 본격화한 배경이다.

지난해 7월 출시한 ‘대패삼겹살볶음밥’은 소비자들이 고깃집에서 즐겨 먹는 불판에 볶은 밥을 HMR로 재현한 제품이다. 요리하다 밀솔루션팀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심심한 맛의 기존 볶음밥 제품이 짜고 매운 맛을 선호하는 ‘어른 입맛’을 맞추기엔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적지 않았다.

어른 취향에 맞춰 선보인 대패삼겹살볶음밥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요리하다의 모든 상품 중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이후 감자탕볶음밥, 찜닭볶음밥, 닭갈비볶음밥 등 다양한 냉동 볶음밥 메뉴가 후속작으로 나왔다. 요리하다 냉동 볶음밥의 월평균 판매량은 10만 개에 달하고 있다.

산지 가까운 곳에서 ‘요리하다’

롯데마트는 2017년 말 충북 증평에 ‘신선품질혁신센터’를 완공했다. 5만5894㎡(1만7000평) 규모인 이 센터는 가공 전 단계의 농·축·수산물이 모이는 물류기지다. 영·호남, 충청 등에 몰려 있는 생산지에서 빠르게 원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요리하다의 일부 인기 제품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양념 불고기, 돈가스 등과 같은 제품은 증평 센터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완성된 제품은 롯데마트의 콜드체인(저온배송체계)을 통해 전국의 매장으로 운송된다. 경기 김포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 입고되는 제품은 당일배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배송되고 있다.

요리하다의 상품 영역은 반찬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6월엔 서브 브랜드 개념인 ‘요리찬’을 내놨다. 메추리알 장조림, 진미채 볶음, 검은콩 조림, 마늘쫑 무침 등 반찬 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8종을 한꺼번에 출시했다. 7월에는 밥도둑 반숙계란장과 계란찜도 선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HMR 시장은 국 탕 찌개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는 반찬이나 에어프라이어에 바로 요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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