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소염진통제…안전성·경제성 '동시에'

입력 2019-08-09 09:15   수정 2019-08-10 00:39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속쓰림 등 위장관 문제 없앤
화이자 '쎄레브렉스'
복제약 쏟아져도 시장 1위



[ 전예진 기자 ] 통증은 병원을 찾게 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대부분 질환이 통증을 증상으로 수반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를 자주 접하지만, 그 종류와 차이점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진통제는 크게 마약성과 비마약성으로 구분됩니다. 마약성 진통제는 수술이나 암과 같이 극심한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될 정도로 효과가 강력하지만 의존성, 중독성, 오남용 위험 등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대표되는데요.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성분 등의 비선택적 NSAIDs와 세레콕시브와 같은 COX-2 억제제 등이 있습니다.

비선택적 NSAIDs는 위장관의 점막을 보호해주는 COX-1 효소와 통증 및 염증을 유발하는 COX-2 효소를 모두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습니다. 염증을 잡으려다 속쓰림, 궤양, 장 출혈 등 위장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문제를 개선한 약물이 COX-2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COX-2 억제제’입니다. COX-2 억제제를 대표하는 약물로 화이자의 쎄레브렉스(성분명 세레콕시브·사진)가 있습니다. 골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의 증상이나 징후 완화에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2000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국내에 출시된 지 올해로 20년 된 제품입니다. 쎄레브렉스는 특허 만료로 100여 개의 복제약이 쏟아졌는데도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COX-2 억제제 계열 소염진통제 시장을 키워 통증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쎄레브렉스의 대항마로 나온 국산 신약도 있습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성분명 폴마콕시브)입니다. 2015년 2월 국산 신약 22호로 허가받았는데, 임상 3상에서 쎄레브렉스보다 골관절염 증상 지표 중 신체 기능 점수를 더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됐다고 합니다.

COX-2 억제제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쎄레브렉스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한 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국산 약인 아셀렉스도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약 23% 늘어난 27억원어치가 처방됐습니다. 골관절염과 같은 통증 치료는 약물을 장기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안전한 약물의 처방이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캡슐로 판매 중인 아셀렉스의 제형을 정제로 변경하고 복합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골관절염 외에 신경성 통증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COX-2 억제제는 예전엔 고령 환자에게만 보험이 적용됐지만 2017년 말부터 성인 전 연령으로 보험 적용 기준이 확대됐습니다.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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