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방광염·요로결석…하루에 물 2L 마시면 예방

입력 2019-08-09 09:26   수정 2019-08-10 00:37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여름철 환자 늘어나는 방광염과 요로결석



[ 이지현 기자 ]
소변은 혈액 안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통로다. 소변의 90%는 수분으로, 나머지 성분은 요소와 요산 아미노산 등으로 이뤄졌다. 대개 성인 남성의 하루 소변량은 1~2L 정도다. 수분 섭취가 늘어나는 여름에는 소변량도 자연히 증가한다. 이 때문에 소변 배출 기능을 하는 방광 및 요로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늘어난다. 여성에게 흔한 질환은 방광염이다. 방광 점막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남성은 요로결석이 많다. 소변이 이동하는 통로에 돌이 생겨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여름철 생기기 쉬운 방광 및 요로계 질환을 알아봤다.

제때 치료 안 하면 만성화되는 방광염

방광염 환자의 95%는 여성이다. 지난해 165만 명이 방광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여성 환자가 155만 명이었다. 이는 생식기관이 생긴 특징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요도가 짧다. 요도 입구의 세균이 방광 안으로 쉽게 들어간다. 항문과 요도 입구가 가까이 있는 신체 구조도 방광염 위험을 키운다. 대변에 있는 장내 세균이 요도로 퍼지기도 쉽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요실금이 많은 것도 방광염 환자가 많은 이유다. 요실금이 있으면 요도 입구가 습한 상태를 유지해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방광염은 소변 검사만 하면 바로 진단할 수 있다. 급성 방광염이 반복되면 만성 방광염으로 이어진다. 치료하기 더 까다롭다. 연내 방광염이 세 번 이상 발생하거나 증상이 계속되면 만성방광염으로 진단한다.

방광염은 소변을 볼 때 생기는 증상으로 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하루 여덟 번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갈 정도로 소변 횟수가 많거나 갑자기 요의가 느껴져 참을 수 없게 되는 절박뇨도 방광염의 증상이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생기고 소변을 본 뒤 덜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환자에 따라서는 허리 아래쪽이나 치골 위쪽의 통증을 호소하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약산성인 소변은 고기를 많이 먹으면 좀 더 산성을 띠고, 채소를 많이 먹으면 알칼리성을 띤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소변 속에 탄산염이나 인산염이 많이 섞여 평소보다 흐릿해진다. 소변이 흐릿해졌다고 해서 건강에 무조건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하지만 소변에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면 방광염을 의심해야 한다.

염증 없어질 때까지 치료해야

급성 방광염은 항생제로 치료한다. 종종 감염된 세균이 신장으로 퍼져 신우신염, 요로감염, 요로결석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염증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치료해야 한다. 방광염에 걸린 임신부는 아이에게 해가 될까 봐 치료를 미루기도 한다. 구대용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임신 중인 환자에게는 태아에게 해로울 가능성이 거의 없고 약한 항생제를 사용한다”며 “증상이 심하면 항생제 내성 검사를 해 1주일 뒤 결과를 보고 치료계획을 세우는데 환자에 따라 산부인과와 협진한다”고 했다.

방광염은 재발이 잦다. 환자 네 명 중 한 명 정도가 재발한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소변을 볼 때까지 너무 오래 참지 말아야 한다. 요실금이 있으면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자주 보면 세균이 증식하는 걸 막을 수 있다. 하루 8컵(2L) 정도 섭취해야 한다. 질 세정제, 비누 등을 자주 쓰면 질을 보호하는 좋은 세균도 죽어 병원성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커피, 홍차, 탄산음료, 술 등은 방광을 자극할 수 있어 섭취를 줄여야 한다.

극심한 통증 느끼는 요로결석

소변이 생기는 통로에 돌이 생기는 요로결석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다. 지난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30만 명이었는데 남성이 20만 명이었다. 남성 환자가 많은 이유는 분명치 않다. 다만 혈청 남성 호르몬이 증가하면 간에서 옥살산을 많이 생성해내는데 이 때문에 소변으로 칼슘이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요로결석은 소변에 든 칼슘, 인산염, 요산 등이 뭉쳐 생긴다. 대부분 신장에서 생기는데 전립선비대증 등이 있어 소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결석이 방광 안에 생기기도 한다.

결석이 생기는 곳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신장에 결석이 있으면 통증이 크게 없다가 소변량이 증가할 때 배 옆쪽의 통증을 호소한다. 요관결석은 옆구리에서 등에 가까운 늑골 척추각에 통증이 느껴진다. 옆구리를 살짝 두드려도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남성은 방광 음낭 고환으로도 통증이 번진다. 여성은 음부로 통증이 번진다. 요관 아래쪽에 결석이 생기면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봐도 개운하지 않은 증상을 호소한다. 결석 통증은 갑자기 생겼다 사라지는 걸 반복한다. 환자의 90% 이상에게서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극심한 통증과 혈뇨 증상을 호소한다면 요로결석을 의심해야 한다.

더운 여름 땀을 많이 흘리면서 물을 먹지 않으면 소변이 농축된다. 여름에 결석 환자가 많은 이유다. 여름철 햇볕에 많이 노출되면 몸속에서 비타민D가 많이 생성돼 칼슘이 늘어나는데 이것도 결석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이다.

장기간 맥주 섭취는 결석 생성 늘려

요로결석 진단을 받으면 “맥주를 많이 마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맥주를 마시면 소변량이 늘어난다. 요관에 크기 6㎜ 이하의 작은 결석이 있다면 자연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알코올을 섭취하면 탈수현상 때문에 역효과가 생길 위험도 있다. 맥주 속 퓨린 성분은 몸속 요산을 늘어나게 하는데 요산이 쌓이면 결석이 된다. 맥주 대신 물을 많이 마시고 운동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결석이 4~5㎜ 이하 크기라면 물을 많이 마시고 약을 먹는 것만으로 60~80% 정도는 자연배출된다. 이보다 결석이 크거나 요관 위쪽에 있다면 몸 밖 충격파를 통해 결석을 부순 뒤 배출되도록 돕는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결석 환자의 30~50%가 5년 안에 재발한다”며 “재발을 피하려면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2L 정도 물을 마시면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 소변을 많이 보면 결석 성분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구연산이 든 레몬, 오렌지 등도 요로결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요로결석 재발이 자주 일어난다면 병원을 찾아 요로결석을 일으키는 감염, 소변 양 감소 등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소변을 본 뒤에도 방광에 소변이 많이 남는 요저류 역시 치료하는 것이 좋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구대용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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