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츠, 자산 중 최고 성과
배당 수익도 따박따박…안정적
[ 강영연 기자 ]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실물 자산을 보유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가 잇따라 금리를 내리면서 조달비용이 줄어든 한편 배당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도 리츠의 매력으로 꼽힌다. 배당 시기가 다른 리츠를 조합해 월급처럼 꾸준한 소득을 얻는 것도 좋은 투자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금리 인하기, 리츠 수익률 최고
9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전 세계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22.0%로 주요 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금이 17.1%의 수익을 낸 것을 비롯해 글로벌 주식(10.6%), 글로벌 채권(7.0%), 달러(1.4%), 원자재(-1.1%) 등은 모두 리츠를 밑돌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가운데 자산들 사이의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완만한 경기 둔화와 시장 금리 하락 추세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이나 채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츠의 가장 큰 장점은 배당률이 높다는 점이다. 결산 때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리츠에 분산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 글로벌 리츠(iShares Global REIT)’ ETF에 담긴 리츠 중 상위 20개의 평균 배당률은 12.7%에 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베버스타운몰 등을 자산으로 담고 있는 워싱턴프라임그룹(WASHINGTON PRIME GROUP INC, 배당수익률 27.62%), 텍스톤 부동산펀드(TEXTON PROPERTY FUND LTD, 배당수익률 21.01%), 펜실베이니아 부동산 투자신탁(Pennsylvania Real Estate Investment Trust, 14.87%) 등이 포함됐다.
배당 시기는 리츠마다 다르다. 월급처럼 매달 배당을 받는 투자방식도 가능한 이유다. 매년 2월, 5월, 8월, 11월 배당을 하는 펜실베이니아 부동산 투자신탁과 텍스톤 부동산펀드(3월, 9월 배당), 웨렐다브(4월, 7월, 10월 배당), 뉴리버리츠(4월, 6월, 10월, 12월 배당) 등에 투자하면 거의 매달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리츠ETF를 사는 것은 리츠에 투자하는 가장 편하면서도 안전한 방법”이라며 “종목을 분석하지 않아도 되고 인덱스를 추종하기 때문에 변동성도 낮다”고 추천했다.
커지는 한국 리츠 시장
해외뿐 아니라 한국 리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상장된 리츠가 6개에 불과해 시장은 크지 않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상장된 신한알파리츠는 8월 들어 9일까지 2.4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의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4.29% 떨어진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김호정 신한리츠운용 경영기획부 차장은 “공모 리츠는 적은 금액으로 대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며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수익처가 없는 상황에서 연 6~7%대의 중수익 자산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는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가 상장되며 리츠에 간접 투자하는 길도 열렸다. 안현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팀장은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낮고 꾸준한 배당수익을 내는 것이 장점”이라며 “일반 리츠와 달리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에도 담을 수 있어 개인 및 기관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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