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향 시론 - 한홍섭 쁘띠프랑스 회장
한국 관광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필자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화두다.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친숙하지만 새로운 공간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하는 오감만족형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쁘띠프랑스라는 프랑스 체험형 테마파크를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쁘띠프랑스는 경기 가평군 청평호반에 있는 프랑스 문화마을이다. 고성(古城)과 현대건물 설계의 권위자인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씨가 설계해 마을을 조성했다.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동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기념관을 갖췄다. 이후 생텍쥐페리재단과는 15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 지속적으로 자료와 전시품을 제공받고 있다. 쁘띠프랑스에서는 150년 된 오를레앙 지방의 고택과 100년에서 200년 된 오르골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오르골 하우스도 있다. 이외에 유럽의 다양한 골동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는 벼룩시장이 있으며 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있다. 결국 프랑스의 한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테마파크이고, 그곳의 사는 모습과 문화적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으며, 아이들과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할 수 있는 그림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꾸준히 마리오네트, 기뇰, 마임 등 공연 콘텐츠를 강화했고 전시에서 체험, 보는 것에서 즐기는 것으로 소프트웨어를 보강해 나가고 있다.
처음 쁘띠프랑스를 시작한다고 할 때 주변에서 반대하는 이도 많았다. 과연 이런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와 달리 자신있었다. 쁘띠프랑스라는 콘텐츠가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쁘띠프랑스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한국 최초의 콘텐츠다. 우아한 예술의 도시 프랑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에 힘썼고,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시설의 문고리 하나도 직접 고르지 않은 것이 없으며,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쉽게 결정하거나 지나친 것이 없다.
또한 눈으로 보는 것과 느끼는 것은 감흥이 쉽게 사라질 수 있고 크게 공감하기 쉽지 않기에,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충실히 개발하는 데도 애를 많이 썼다. 이런 고집들이 녹아들어 지금의 쁘띠프랑스를 만든 것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 한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 관광객까지 꾸준히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이런 특이성과 새로운 문화가 그들에게 어필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쁘띠프랑스는 연인들이 반나절 코스로 나들이 오기 좋은 곳이고, 온가족이 와서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며 특별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아날로그의 감성, 자연이 주는 정서, 이런 것들이 인기 요인일 것이다.
무엇보다 쁘띠프랑스를 느끼기 위해 먼 길을 거쳐 보러 온 방문객 한 명 한 명에게 유익한 볼거리와 서비스를 전하자는 진정성이 곧 다른 관광지와의 차별성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내 노력도 쁘띠프랑스를 사랑해주고 성원해주신 파트너, 고객들이 없었다면 무용지물이었을 것이다. 쁘띠프랑스가 유럽인의 생활 속 감성과 예술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성장하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인 이탈리아 마을도 그동안 아껴준 사람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매력적인 관광명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조금이라도 일조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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