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3040 일자리 감소…하반기 들어 달라졌을까

입력 2019-08-11 17:42  

고경봉 경제부 차장


[ 고경봉 기자 ] 지난주 금융시장은 이례적으로 출렁거렸다.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로 세계 증시와 환율이 요동쳤고 한국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여파까지 겹치면서 코스피지수와 원화 가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 후반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당분간 국내 금융시장과 증시는 대외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주 환율 전쟁으로 비화한 미·중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 5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 중국 인민은행은 8~9일 이틀 연속 위안화 기준환율을 7위안 이상으로 고시하는 등 ‘포치(破七: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현상)’를 공식화하며 맞대응했다. 이번주 미국의 추가 대응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일 갈등과 관련해서는 양국이 일단 확전을 자제하는 모양새지만 단기간에 봉합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우리 정부는 8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본을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결정하려다가 미뤘다. 13일 국무회의나 15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를 통과시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내에서 이번주 예정된 경제 이슈 중 가장 주목받는 건 분양가 상한제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시행 시기와 내용을 담은 세부안을 12일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요건을 바꿔 그동안 사실상 공공택지 아파트에만 적용됐던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정부 발표 내용 중에는 통계청이 14일 내놓는 7월 고용동향을 챙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은 일단 숫자만 놓고 보면 괜찮아 보였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6%를 나타냈다. 같은 달 기준으로는 1997년(61.8%) 후 가장 높았다.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8만1000명 늘어 정부 목표(20만 명)를 8만 명 이상 웃돌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긍정적으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부의 재정 지출 효과가 컸다. 40대 취업자는 44개월 연속, 30대 취업자는 21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 취업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정부가 재정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만 큰 폭으로 증가했을 뿐 민간 고용 상황은 여전히 안 좋았다는 얘기다. 하반기 들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발간한다. 정부는 4~7월 넉 달 연속 최근 한국 경제가 부진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부진 진단을 4개월 연속으로 내린 것은 2016년 10월~2017년 1월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8월 경기 역시 부진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은행은 13일 시중 통화량 증가 흐름을 보여주는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공개한다. 같은 날 은행권 가계 대출 및 기업 대출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7월 중 금융시장 동향’도 나온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면서 6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원 넘게 증가했다. 14일에는 7월 수출입물가지수가 나온다. 6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수출입물가도 떨어졌다.

kgb@hankyu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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