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총 1만 5000여명과 호흡
데이식스 "데뷔 후 첫 음방 1위, 팬들 덕분"
"우리 청춘에 멋진 한 페이지 장식해줘 감사"
그룹 데이식스(DAY6)의 여름밤은 뜨겁고 강렬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모든 신경을 음악에 집중하게 만드는 데이식스표 록, 그 청량하고 밝은 기운이 존재했다.
데이식스(성진, Jae, Young K, 원필, 도운)는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데이식스 월드투어 '그래비티'(DAY6 WORLD TOUR 'GRAVITY')'를 개최했다. 서울 공연은 이번 월드투어의 포문을 여는 무대로 지난 9일부터 총 3일간 열렸다.
데이식스는 서울에 이어 전세계 곳곳으로 청춘의 목소리를 전하러 간다. 대구, 부산과 뉴욕과 보스턴, 마이애미, 댈러스, LA 등 북미, 멜버른, 시드니 등 호주, 싱가포르, 방콕 등 아시아, 밀라노, 파리, 런던 등 유럽에 이르기까지 총 26개 도시, 31회의 월드투어로 지역과 공연 횟수를 확장하고 '무한 성장'을 증명할 예정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 투어를 이어가며 'K팝 밴드 신흥 공연 강자'로 자리매김한 데이식스의 진가는 서울 공연을 통해 온전히 발현됐다. 3일간 총 1만 5000명을 불러 모은 이들은 '그래비티'라는 타이틀처럼 음악을 매개로 팬들과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 강한 이끌림을 빚어냈다. 온종일 작열한 여름 태양의 열기보다도 더 뜨겁고 폭발적인 데이식스의 에너지는 이 순간, 오롯이 음악에만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시작부터 '몸풀기'는 없었다. 심장을 때리는 타격감 넘치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데이식스는 기운 넘치게 인사를 전했고,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열띤 호응으로 화답했다. 힘찬 외침과 함께 콘서트의 포문을 연 데이식스는 '베스트 파트(Best Part)', '싱 미(Sing Me)', '바래'까지 연달아 부르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데이식스는 팬들과 호흡하며 거침없는 속도로 내달렸다. "뜨겁게 놀아보겠다"고 자신한 이들의 목소리는 그대로 무대 위에서 악기 리듬과 함께 어우러졌고, 이내 공연장을 짜릿하게 채웠다. '어쩌다 보니',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부른 데이식스의 강렬한 에너지에 관객들은 한 마음으로 들썩였다. 팬들의 손에서 빛난 형형색색 불빛들은 이내 하나의 물결로 일렁였다.
"저희는 함께 달릴 준비가 됐습니다. 힘든 일상은 이곳에 두고 가세요."
스트레스를 잊게 해주겠다는 데이식스의 다부진 포부에 힘입어 시작된 '이끌림'의 공간에 정말 고달픔 따위는 없었다. '완전 멋지잖아'와 '이상하게 계속 이래', '필링 굿(Feeling Good)'까지 밴드의 강점이 느껴지는 파워풀하고 시원한 무대가 진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영케이는 공연명 '그래비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들과 함께 이끌려서 왔다는 게 너무나도 신기하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여러분들은 우리에게 끌려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하는 공연장도 많이 커졌다. 단독 콘서트 규모 중 가장 크다. 다 여러분 덕분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원필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데이식스는 지난달 15일 미니 5집 '더 북 오브 어스 : 그래비티(The Book of Us : Gravity)'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로 데뷔 이래 최대 성과를 거둬냈다. 일부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는가 하면, 데뷔 후 처음으로 음악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필은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다. 너무 감사하다. 저희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는 것을 3일 내내 말하고 있다. 정말 진심으로 우리끼리만 잘해서 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 데이(My Day, 공식 팬클럽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데이식스는 "여기 계신 분들이 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그런 곡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감사한 분들을 이 공연에 꼭 초대하고 싶었다. 노래 제목처럼 우리의 청춘에 멋진 한 페이지를 장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팬들을 향한 고마움, '그래비티'의 의미 그대로 데이식스는 이동 무대를 활용해 공연장 전면부로 나와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했다. '하우 투 러브(How to love)', '포 미(For me)', '돌아갈래요'까지 선보인 데이식스는 "악기에 묶여 있어서 어떻게 더 가까이서 찾아뵐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준비했다"라며 밝게 웃었다.
서울 공연의 또 다른 묘미는 데이식스의 노래와 팝을 결합해 편곡한 스페셜 스테이지였다. 이들은 '태양처럼'과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 '행복했던 날들이었다'와 '트레져(Treasure)', '블러드(Blood)'와 '겟 럭키(Get lucky)'를 편곡해 데이식스만이 그려낼 수 있는, 의미 있는 무대를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데이식스 멤버들의 강점이 부각된 솔로 무대가 세트 리스트 사이사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YoungK와 도운이 펑키한 분위기의 무대로 개성 넘치는 호흡을 선보이는가 하면, 성진은 서정적인 감성을 극대화한 무대를 펼쳤다. 원필은 파격적인 디제잉에 이어 화려한 건반 연주로 감탄을 자아냈고, Jae는 짙은 색채의 록 스테이지를 선사했다.
'컬러스(Colors)', '누군가 필요해', '아 왜(I Wait)'를 부르며 풍부한 밴드 사운드를 바탕으로 진지하고 몰입감 강한 무대를 선보인 데이식스는 직접 반주를 쳐 주며 팬들의 목소리를 듣는 특별한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들은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히트곡을 직접 연주했고, 관객석에서는 이에 맞춰 조심스럽게 노래가 흘러 나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원필은 "우리와 마이데이가 할 수 있는, 이건 우리의 스킬"이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영케이는 "이렇게 대단한 분들에게 반주를 해줄 수 있어서 영광이다"고 재차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표했다.
이 밖에도 데이식스는 자신들만의 감성을 녹인 다양한 곡들로 마지막까지 밴드 공연의 진수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데이식스이기에 가능한 부드러운 듯 에너제틱한 록 감성이 쉴 틈 없이 몰아쳤고, 관객들은 이에 깊이 빠져 들어 단 한 순간도 쉽사리 자리에 앉지 못했다. 한 여름 밤의 데이식스. 마이데이와 함께 열정과 청춘이 찬란히 빛나는 또 하나의 페이지를 장식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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