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위안화 약세, 中 부동산에 충격 주나

입력 2019-08-12 17:48  

마이크 버드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 오춘호 기자 ] 투자자들은 위안화 가치의 하락이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중국 기업과 기관에 가져올 쓰나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쓰나미는 투자자들이 무엇을 보고 믿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물론 중국 경제 최고의 거시적 지표인 국가 대차대조표가 보여주는 수치는 안심할 만하다. 대차대조표는 중국의 대외순자산이 흑자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해외에 있는 달러 자산이 달러 부채보다 많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국제결제은행(BIS) 데이터에서도 비상장 정책은행을 포함한 중국 은행 전체의 달러화 자산이 부채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세부적 사항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국유은행이기도 한 중국의 4대 상업은행은 더 이상 자산이 부채보다 많지 않다. 특히 중국은행은 지금 달러 자산보다 더 많은 달러 채무를 안고 있다.

달러채무 많은 中 은행들

기업 부문도 최근 몇 년간 전반적으로 달러 표시채 발행을 늘려왔다. 노무라증권의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역외시장에서 발행한 달러채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8416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2014년 말 이후 세 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외환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통계에 따르면 중국 채무 수준은 노무라 추정치의 절반 이하다. 정부 공공 데이터의 정확성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중국 채무에서 부동산 분야가 가장 취약하다. ICE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아시아 달러지수에는 1250억달러 이상의 부동산 채권이 포함돼 있다. 중국 부동산 부문이 아시아 고수익 달러 채권의 약 절반 그리고 전체 달러채시장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채무 수준이 높은 곳은 금융서비스 부문이지만 규모는 부동산의 절반 이하다.

싱가포르 DBS은행 조사에 따르면 수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높은 수준의 달러 채무를 떠안고 있다. 센트럴차이나와 모던랜드, 판타지아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는 2018년 말 기준 비(非)위안화 표시 채무가 총자본의 80%를 넘었다. 2015년 역외시장에서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진 부동산 기업 카이사는 그 뒤 달러채시장에 복귀했지만 자본 대비 채무 비율이 100%가량 된다. 당연히 이들 기업의 주가는 위안화 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침체 시 금융시스템 위험

이런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얼마만큼 위험한지는 중국 금융시장에 흔히 제기되는 두 가지 질문의 답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첫째는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둘째는 중국 통계 수치가 과연 정확한지에 관한 질문이다. 중국 정부가 BIS에 보고하는 수치가 정확하다면 중국엔 부채가 가장 많은 개발업체도 구제할 여유가 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또는 정부가 구제할 마음이 없다면) 주택시장의 침체와 맞물린 위안화 약세가 일부 기업을 시장에서 몰아낼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시장은 중국 가계 자산의 근간이며 중국 경제 활동의 원천이다. 만일 중국 당국이 이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또는 못한다면) 이 같은 위험이 중국 금융 시스템 전체로 파급될 수밖에 없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마이크 버드 칼럼니스트가 기고한 칼럼 ‘The weak Spots in China’s Dollar Empire’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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