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샤워·음주 피하고, 걷기·스트레칭 가볍게

입력 2019-08-13 16:24  

열대야 극복하려면…


[ 이지현 기자 ] 밤 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일 때는 잠을 잘 때 체내 온도조절 중추가 각성된다. 심박수가 증가하고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렘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데 잠을 자고 난 뒤에도 잔 것 같지 않고 피곤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날이 길어지면 극심한 피로감,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증상까지 호소한다. 모은식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잠이 오지 않아도 억지로 누워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오히려 불면증을 악화시킨다”며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할 때는 잠자리에서 벗어나 책을 읽거나 스트레칭을 하면서 잠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잠들기 적절한 온도는 18~20도, 습도는 50~60%다. 자기 전에 에어컨을 틀어 침실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낮춰두는 것이 좋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물로 샤워하는 것은 금물이다. 찬물이 몸에 닿으면 중추신경이 흥분되고 피부 혈관이 수축해 체온이 상승한다. 잠들기 1~2시간 전 36~38도 정도로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위해 술을 마시면 수면 질은 더 떨어진다. 알코올의 수면 유도 효과는 일시적이다.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중추신경을 자극해 각성효과만 낸다. 술을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기 때문에 수면 질도 떨어진다. 모 교수는 “억지로 잠을 청하기 위해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고강도 운동을 하면 숙면을 해친다”며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면 체온이 높아지고 교감신경이 흥분돼 깊은 잠을 방해한다”고 했다. 야간 운동은 잠자리에 들기 두 시간 전에는 끝내는 것이 좋다.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 등 간단한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 잠들기 두 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TV, 스마트폰 등에서 나오는 소음과 블루라이트는 뇌를 각성시켜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한다. 잠자기 전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식사시간은 일정하게 맞추고 저녁에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허기가 져 잠이 오지 않는다면 트립토판 성분이 들어 있어 심신이 안정되고 숙면을 돕는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것이 좋다. 모 교수는 “잠을 푹 자기 위해서는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신체 활동을 하며 생체 리듬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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