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호가 5000만원 '뚝'…급매물 쌓여

입력 2019-08-13 17:56   수정 2019-08-14 02:57

'분양가 상한제' 시장 반응

'관리처분' 재건축 단지 직격탄
상아2차·원베일리 매수 실종



[ 윤아영/배정철/민경진 기자 ] 정부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소급 적용하기로 하자 직격탄을 맞은 일부 재건축단지의 호가가 떨어졌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조합원당 분담금이 1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호가가 하루 만에 5000만원 이상 급락했다. 상대적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타격을 덜 받는 서울 재개발구역은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희소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입주 단지에는 매수자가 몰리며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둔촌주공 분담금 1억 이상 늘 것”

13일 둔촌주공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에선 전날부터 호가를 5000만원 이상 낮춘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발표된 12일에만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10여 건 쏟아졌다.

철거 중인 이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고분양가 규제 이후에도 강보합세를 나타냈지만 분양가 상한제 발표를 계기로 하락 반전하는 분위기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조합원당 분담금이 1억원 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앞다퉈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던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래미안 라클래시)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원베일리) 등 강남권 재건축단지에선 매수 문의가 사라졌다. 반포동 H공인 관계자는 “아직 호가를 낮춘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급매물 아니면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호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재개발구역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노량진뉴타운 등 인기 뉴타운에선 기존 호가가 유지되고 있다. 노량진뉴타운 6구역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일반분양분이 400가구에 불과하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비례율이 소폭 하락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많아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흑석3재개발구역조합은 선분양으로 다시 기울고 있다. 이 단지는 애초 3.3㎡당 3200만원대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HUG가 최근 분양보증을 받은 사당3구역 분양가(3.3㎡당 2813만원)를 비교 대상으로 제시해 후분양을 검토했다.

강북 일부 재개발 단지에선 HUG 기준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종로구 세운정비구역의 첫 분양 단지인 힐스테이트세운은 10년 전 입주한 구축 아파트 시세를 기준으로 하는 HUG의 분양가격(3.3㎡당 2740만원)보다 적정 토지 평가액을 고려한 상한제 분양가가 더 높을 수 있다고 보고 내부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축 아파트 매물 품귀

올해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에는 매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집주인들은 하루 만에 호가를 높이거나 물건을 거둬들였다.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발표 직후 래미안블레스티지 매수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지난주 23억원에 나왔던 전용 84㎡ 매물 호가가 12일 23억5000만원으로 높아진 데 이어 이날 회수됐다”고 했다.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신촌그랑자이 분양권 가격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한 달 동안 호가가 2억원 이상 올랐다. 배찬석 아현스타공인 대표는 “6월 말 분양가 상한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7월부터 매수인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9월 입주 예정인 고덕그라시움은 4932가구 대단지임에도 매물을 찾기가 힘들다. 최병국 부자그라시움공인 대표는 “이번주 들어 전용 84㎡ 매물은 찾기 힘들다”며 “주로 30~40대가 실수요와 투자 목적으로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아영/배정철/민경진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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