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60곳 '채용 큰 장' 열린다…6개 은행, 2000명 이상 뽑아

입력 2019-08-14 17:18   수정 2019-08-15 00:26

27~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금융공기업 채용 작년과 비슷
증권·보험·카드사는 규모 줄 듯



[ 공태윤/이진호 기자 ]
은행·금융공기업 ‘맑음’, 증권·보험·카드사 ‘흐림’.

국내 금융회사의 올 하반기 ‘채용 기상도’다. 올 상반기 8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2800여 명) 수준의 채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금융 공기업도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에 따라 지난해와 비슷한 채용규모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주식시장 침체 영향을 받고 있는 증권사와 보험·카드사는 아직 채용규모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이들 회사도 채용규모는 줄지만 핀테크(금융기술)·디지털 인력 채용은 늘릴 계획이다.

6개 금융권 협회가 주최하고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후원하는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가 오는 27~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는 은행 14곳, 증권사 9곳, 생보사 4곳, 손보사 8곳, 카드사 7곳 등 모두 60개사의 인사담당자와 직원들이 참여해 구직자들과 상담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을 보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채용규모를 확정 짓지 못한 기업이 상당수”라며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공기업 10월 19일 ‘A매치데이’

금융권 가운데 올 하반기 채용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은행이다.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기업 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은 올 하반기 2000명 이상의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

상반기 채용을 하지 않은 국민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415명)를 뽑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000명을 뽑겠다고 밝힌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630명의 신입·경력사원을 뽑아 370명의 채용 여력이 남아 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300명 채용에 이어 하반기에도 450명을 뽑을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KEB하나은행도 400명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200명, 농협은행은 300명 이상을 채용할 전망이다.

최근 한·일 경제전쟁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의 채용시장은 먹구름이 한창이다. 한국투자증권만 70명을 채용하기로 했을 뿐 나머지 증권사는 아직도 채용인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50명 내외의 채용을 확정했으며, 삼성 교보 NH농협생명 등은 여전히 채용인원이 미정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체 손보업계에서 260명의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금융 공공기관들은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한다. 신용보증기금은 75명, 예금보험공사는 40명을 뽑을 예정이다. 금융 공기업들이 일제히 필기시험을 치르는 ‘A매치데이’는 10월 19일이다.

IT·디지털 인력 ‘귀하신 몸’

비대면채널 확대로 점포를 축소하고 있는 금융사들은 정보기술(IT)·디지털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들도 디지털 인력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공채에서 전체 채용인력의 30%를 디지털 인력으로 뽑았다.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디지털 인력을 수시채용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 두세 차례 디지털 인력을 뽑았다”며 “지원자들이 일반 공채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부터 일반직 채용에서도 디지털 역량을 평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인력을 IT와 디지털로 세분화해 뽑는다. IT직무는 IT전략 수립·서비스·기획 등의 업무를, 디지털 직무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마케팅을 한다. 우리은행은 이공계생이면서 석사학위 이상 학위가 있다면 우대키로 했다. KEB하나은행도 하반기부터 디지털 인력을 수시 채용한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보편화된 증권사도 디지털 인력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 상반기 채용에서 5급은 IT직만 채용했다. 삼성증권은 핀테크 기반의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리서치 분야 인력을 뽑을 때도 IT 경력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보유한 취업준비생이라면 카드사 입사도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공채 6개 직무에서 4개 직무를 디지털 인력으로 뽑았다. KB국민카드도 신입직원 30명 가운데 30%인 10명을 디지털 인력으로 채웠다.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직군을 뽑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등장으로 카드사들의 디지털 인재 채용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이진호 캠퍼스잡앤조이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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