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미래’에 방점을 두고 한·일 관계를 포함한 미래비전 제시와 과거 성찰, 공존·상생·번영 등 인류 보편가치를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달 초만 해도 “좌시하지 않겠다”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쪽으로 변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일본 수출규제부터 광복절까지 한 달 반 동안 우리가 새삼 확인하고 깨달은 게 있다. 그 충격을 우리 기업이 고스란히 받는 동시에 이를 극복할 궁극의 해법도 기업의 역량 제고에 달렸다는 사실이다. 단기적으로 외교적 해결에 주력하되, 일본을 이기는 길도 결국에는 기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새 각오를 다지고 미래비전을 찾는 광복절이 되려면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에 두 발을 굳건히 디딘 상태에서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 한때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일본 7대 전자회사를 다 합친 것보다 많고, 네이버의 라인이 일본 ‘국민 메신저’가 된 것을 자랑했지만 정작 잘 보이지 않는 소재·부품이나 정밀장비에선 전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오히려 끝없는 반(反)기업 정책, 발목 모래주머니 같은 규제들로 인해 정작 기업들이 제대로 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때다. 기본에 충실하고, 기업의 창의가 빛을 발하는 나라가 될 때 비로소 어떤 난관이든 극복할 힘과 용기가 생긴다. 그것이 진정한 광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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