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하춘근의 사진전 '휴머니즘의 오류, 그 역사적 장소'가 14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스페이스22강남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의 비무장지대, 4.3 사태가 벌어졌던 제주, 911테러가 벌어졌던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등 인류 역사에서 휴머니즘이 크게 훼손됐던 역사적인 장소를 담은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하씨의 작품들의 첫 인상은 난해하다. 복잡한 이미지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기존 다큐멘터리 사진의 틀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문제의 장소들을 촬영한 사진들을 여러겹 겹치거나 합성해 자신이 그 장소에서 느꼈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사진으로 추상회화적 작업을 시도한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비극이 일어났던 역사적 장소를 기록했다기 보다는 하씨가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재료로, 자신의 의식과 무의식적 감각을 동원해 재구성 한 것이다.
하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의 역사 속에 선, 정의, 가치 등이 존재하는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휴머니즘의 본질을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 전시는 9월2일까지 열린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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