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촌관광, 지질유산과 연계하자

입력 2019-08-15 17:21  

年 10만 명 찾는 제주 수월봉처럼
지질유산이 농촌관광 기대 높일 것

유전용 < 한국농어촌공사·농어촌연구원장 >



이스라엘 사회·인류학자인 에리크 코헨은 관광을 ‘대중관광’과 ‘대안관광’으로 구분하고, 대안관광은 ‘환경보전 개념이 포함된 지속가능한 관광’이라고 정의했다. 생태관광과 농촌관광이 대표적이다.

통계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대도시민(서울 및 5대 광역시) 중 농촌관광을 경험한 비율은 2003년 8.1%에서 2016년 24.4%로 커졌다. 반면 만족도는 2003년 73.4점에서 2016년 71.3점으로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휴식, 자연·명승감상, 테마파크 방문 및 역사탐방 비중은 67.9%로 높은 데 비해 농촌체험, 지역축제 참가 및 농특산물 구입 비중은 13.8%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농촌관광의 영역이 초창기 공급자 중심의 농촌체험 활동 위주에서 힐링과 교육 등 수요자 중심의 콘텐츠 활동 위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조사 대상 중 연 5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초·중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수요자 중심 활동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따라서 이런 수요자 요구를 반영한 콘텐츠를 추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질학적 다양성을 보유한 지역의 지질유산과 농촌관광을 접목하면 대안관광의 취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제주도를 비롯한 10곳의 국가지질공원과 2014년 이후 도입된 국가지질탐방로를 농촌관광 대상 지역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자녀 교육과 생태관광이 어우러져 경제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한 대안관광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지오푸드(geofood), 지오팜(geofarm) 같이 지질유산 인근 마을 단위의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과 2차 가공식품을 개발·판매하는 지오브랜드(geobrand) 또한 주요 사업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지오브랜드 중 가장 보편화된 유형인 지오트레일(geotrail)은 제주 수월봉이 대표적이다. 초기에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기존 농촌관광과 접목하기 위한 행사로 기획됐는데, 2014년 이후 마을협의체가 중심이 돼 마을 해설사들이 안내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결과 매년 행사 기간 약 1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질유산을 연계한 농촌관광이 성공하려면 지역 주민의 인식 변화 및 자긍심 고취, 지질유산과 연계한 지역 가치의 제고, 지질유산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체계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지자체 등 정책 파트너와 함께 해당 지역의 지질유산과 농업·농촌 특성을 접목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발굴한다면 농촌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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