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2050년의 일자리

입력 2019-08-15 17:24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의원 youngvote@hanmail.net >


2050년이면 공상과학소설에서 상상했던 세상이 많은 분야에서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인간의 일하는 방식과 일자리 환경 또한 마찬가지다.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마다 세계를 놀라게 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인간은 이미 사이보그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상황 판단, 분석, 결정하는 능력을 알고리즘이 대체하는 시대가 왔다. 이런 시대에 인간의 일자리는 어떻게 변하고,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과연 과학기술 발전이 필연적으로 사라질 일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일자리를 충분하게 공급할 것인가.

인류는 그간 기술 발전과 함께 일자리 문제에 직면해왔다. 19세기 증기기관 발명과 함께 촉발된 산업혁명으로 직물공업에 기계가 보급됐다. 숙련공들은 실업자가 됐고,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 공산주의도 탄생했다.

19세기에 있었던 일자리 문제가 21세기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다시금 인류의 과제로 대두됐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직업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까지 선진국 15개국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5년 내 500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하는 셈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7년 보고서를 통해 AI와 로봇기술 발전으로 2025년이면 국내 취업자의 61%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봤다. 2050년이면 의사와 예술가의 일도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혁명기에는 일자리 한 개가 없어지면 이를 대체할 한 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다르다. 빅데이터나 바이오산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겠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일자리를 잃어버리거나 갖지 못하는 인간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필요를 보장해주는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이나 UBS(universal basic service)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하지만 하라리 역시 이 두 가지 방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교 사례를 제시했다. 일자리 없이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신앙공동체를 통해 삶의 만족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과연 신앙공동체가 정부 보조금만으로 일자리 없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과학기술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 던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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