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채무변제 부담 덜어
매각 여유 갖게 된 것도 영향
[ 이동훈/정영효 기자 ]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이 다음달 말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웅진그룹이 예비실사 기간을 늘려달라는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을 다음달 18일에서 1주일가량 늦추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추석 연휴로 실사기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인수후보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웅진그룹은 지난 5일 SK네트웍스, 중국 하이얼-린드먼아시아 컨소시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털 등 4곳을 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이들은 웅진코웨이에 대해 예비실사를 하고 있다.
웅진그룹이 최근 웅진씽크빅 지분을 담보로 1350억원을 조달한 것도 매각 일정에 다소 여유를 갖게 된 배경이다. 웅진그룹의 지주사 (주)웅진은 지난 13~15일 만기 도래한 회사채 1100억원을 포함해 총 1700억원의 차입금을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해 급한 불을 끄면서 한숨 돌렸다.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는 시장의 우려도 가라앉혔다.
웅진그룹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웅진씽크빅 지분을 담보로 잡고 있던 한국투자증권이 일부 담보권을 풀어준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씽크빅의 담보 지분 중 일부를 풀어주는 대신 웅진플레이도시에 질권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부족한 웅진은 코웨이를 조속히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란 인식이 시장에 있었다”며 “일정 연기 결정이 이뤄질 경우 속도보다는 가격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인수한 웅진코웨이를 3개월 만에 매물로 내놨다.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조달한 단기 부채가 그룹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과 진행 중인 북센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내년까지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시간을 벌게 된다.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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