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원의 여의도 백브리핑] 난데없는 광복절의 황교안 대표 '박수 논란'

입력 2019-08-16 13:41   수정 2019-08-17 11:39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광복절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박수 거부 논란’이 난데 없이 정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날 경축식 기념사 중에 김원웅 광복회장이 “(일본 경제보복에)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문 대통령께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하자 참석자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지만, 황 대표만은 박수를 치지 않고 종이에 뭔가를 적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포문은 역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열었습니다. 전날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황 대표는 대통령의 경축사가 진행되는 동안 거의 손뼉을 치지 않았다”며 “제1야당 대표의 무례함과 협량함에 말문을 잃는다”며 황 대표를 정면 비판했습니다. 이에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즉각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면 대의원들이 기립하며 박수하고 환호한다. 혹시 그 광경을 꿈꾸시는 것인가”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논란은 16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백승주 한국당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북한의 광복절 기념사 반응과 박수 논란을 연결지었습니다. 북한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망발’로 평가절하하면서 “남북대화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백 위원장은 이에 “우리 당 대표 박수 안 치는 것까지 따지면서 북한의 막말에 대해서는 너무 응석받이처럼 받아주고 봐주니까 이런 망발이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박수는 누가 강요해서 칠 일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바른미래당도 민주당의 황 대표 비판에 대해 한국당을 거들고 나섰습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도 대통령께서 연설하실 때 박수를 예를 들면 10번을 치는데 한 6번 쳤고 4번은 안 쳤다”며 “제가 100% 동의하는 부분은 박수를 쳤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가만히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문희상 의장님도 박수 안 칠 때 있었다. 박수 안 치는 부분만 딱 사진 찍어서 이런 것 할 때 왜 박수 안 쳤느냐 공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관련해 문 의장측 핵심 관계자는 “문 의장이 문 대통령 연설에 대해 역사에 길이 남을 연설이라고 평가했다”며 “박수를 안쳤을 리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황 대표는 이날도 문 대통령에 대해 날을 세웠습니다. 그는 한국당 주최로 열린 ‘한일관계 대전환 어떻게 할것인가’ 세미나에서 격려말씀을 통해 “어제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여러번 얘기했다”며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에 있는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사방에서 흔들어대고 있는대도 제대로 대응 못하는 너무 허약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서도 “현실과 미래를 보지 않는 이 정권의 감정적 대응이 큰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문 대통령께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한 김 회장의 요청에 대한 또한번의 간접적인 답변일 것입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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