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최다 36개 영업점 보유
[ 정지은 기자 ]
신한은행이 베트남에 ‘전국구’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영업점 규모는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을 통틀어 가장 많은 36개로 늘어났다. 베트남 남부·중부·북부 어디서든 신한은행 간판을 볼 수 있게 됐다. 한층 넓어진 사업 기반을 토대로 본격적인 수익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매년 5개 이상 영업점 늘린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 베트남 힐튼다낭호텔에서 ‘신한베트남은행 다낭지점 개점식’을 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이다. 이날 중부 다낭지점을 비롯해 북부 하노이시(미딩지점), 북부 하이퐁시(짱주에지점), 남부 빈증성(빈증뉴시티지점) 등 4개 지점을 동시에 개점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영업점은 32개에서 36개로 늘어났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올해에만 6개 지점을 열었다. 다낭시엔 국내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출점했다. 베트남의 외국계 은행 1위를 넘어 현지 은행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매년 영업망을 5개 이상 추가해 100개 넘게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장세 높은 베트남 집중 공략
신한은행이 베트남에 진출한 것은 1993년 2월이다.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베트남 호찌민에 현지 대표사무소를 개설했다. 그해 자본금 1000만달러를 들여 베트콤은행과 50 대 50으로 조인트벤처 ‘신한비나은행’을 설립했다. 2009년엔 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이후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두 번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2011년 베트콤은행의 신한비나은행 지분 50%를 추가 인수해 자회사로 합병했다. 그해 12월엔 ANZ은행 베트남 소매금융을 인수했다. 이를 계기로 신한베트남은행은 당시 베트남의 외국계 은행 1위였던 HSBC를 앞질렀다. 한국 기업 위주로 영업하던 전략도 바꿨다. 현지 기업 및 고객 비중을 늘리기 위해 직원 1700명 중 97%를 현지인으로 충원했다. 베트남 현지 고객 수는 130만 명에 달한다.
브랜드 인지도도 높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3월 ‘베트남 영웅’으로 꼽힌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홍보대사로 발탁했다. ‘박항서 효과’로 확보한 신규 고객 수만 20만 명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이 베트남 공략에 나선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 규모는 6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새 시장이 63% 커졌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949억87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17년(453억9500만원)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568억35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순이익 중 가장 큰 비중(33%)을 차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베트남 사업 기지를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