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原電기업, 美 블랙리스트 올라

입력 2019-08-16 17:51   수정 2019-08-17 03:40

[ 주용석/강동균 기자 ] 미국이 중국 최대 원자력발전기업인 중국광허그룹(中國廣核集團·CGN)과 자회사 세 곳을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중국 원전기업을 정조준한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글로벌타임스 등 외신들은 미 상무부가 지난 14일 중국광허그룹과 자회사인 중국광허원자력, 중국원전기술연구원, 쑤저우열공학연구원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이들 업체에 대한 기술·부품 수출이 제한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성명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정책으로 중국과 세계 각국의 이익을 해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5G통신·슈퍼컴퓨터 이어…美·中 분쟁, 이번엔 原電으로 확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원자력발전 분야로 확대됐다. 미국이 중국 최대 원전기업이자 국유기업인 중국광허그룹(中國廣核集團·CGN) 자회사 등 네 곳을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면서다. 미국은 지난 5월 5세대(5G) 통신분야 강자인 중국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어 6월 슈퍼컴퓨터 업체 중커수광을 추가하고 이번에 중국 원전기업을 정조준한 것이다.

미 상무부는 중국 원전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면서 미국 원자력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에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원전기술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은 성명에서 “중국이 기존의 미·중 민간 핵협력 절차 밖에서 핵기술을 취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원전(38기)을 가동 중인 원전 대국이다. 특히 원전 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세계 원전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첨단산업 육성정책으로 내놓은 ‘중국 제조 2025’에서도 원전은 핵심 분야 중 하나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원전산업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해왔다. 특히 대중(對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입각 전부터 “중국에서 건설되는 원전의 50% 이상이 웨스팅하우스에서 훔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만약 중국이 보복하면 우리는 최후 형태의 보복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3000억달러어치 대중(對中) 관세 부과 계획에 중국이 ‘대응조치’를 하겠다고 한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후 보복’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3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당초 10%에서 25%로 높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나는 그것이 꽤 짧게 갈 것이란 느낌이 든다”고 낙관론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뉴햄프셔주 지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합의를 원할 것”이라며 “솔직히 그것은 우리의 조건으로 합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을 조기 타결하기 위해 중국에 대폭 양보하는 일은 없으리란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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