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 시대. 애견호텔부터 반려동물 전용 마사지숍까지. 반려동물을 위한 고급문화시설이 늘며 이른바 '개 편한 세상'이 왔다.
집 앞 공원에 나가면 반려견과 동행하는 '집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펫티켓(펫+에티켓). 아직까지도 반려동물 관리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행인이 많이 다니는 도로에서 강아지의 리드 줄(목줄)을 채우지 않거나, 냄새나는 배설물을 도로 위에 방치하는 경우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20대 여성 A 씨는 옆집 반려견 배설물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A 씨는 최근 화를 참지 못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썼다. 앞집 주민의 반려견 배설물 처리 방식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앞집 주민은 이 골목으로 이사 온 지 6개월 정도 됐다. 초반엔 개 목줄을 하고 골목으로 나와 '응가'를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반려견 주인의 배설물 처리 방식이다. A 씨는 "개 주인 손에는 항상 삽이 들려 있다. 강아지가 배설하면 배설물과 흙을 같이 퍼서 하수구에 넣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A 씨는 "자기 집 앞 하수구에 넣더라도 불만을 가질 만 한데, 하필이면 우리 집 앞의 하수구에 똥을 처리하더라. 정말 화가 나서 시청에 민원도 넣었다"고 말했다.
시청 직원은 난감해 하며 이웃 주민과 대화로 잘 해결해 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앞집 주민의 반려견 배설물 투척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A 씨는 "여름이라 더워지니 집 앞만 나서면 똥파리가 꼬인다"면서 "그 집 사람들 다 불러서 하수구에 있는 개똥을 다 가지고 가라고 하고 싶다"며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사진이든 영상이든 찍어서 증거를 만들고 계속해서 민원을 넣어야 한다", "강아지 예뻐할 줄만 알지 뒤처리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기본 지식도 없이 개를 키우는 건 안된다", "그 집 문 앞에다 '개똥 하수구에 버리는 집'이라고 써 붙여두라", "비닐봉지에 넣어서 집 변기에 버리면 되는데, 그게 뭐가 번거롭다고 하수구에 넣는 걸까?", "삽질도 참 정성스럽게 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팸타임스에 따르면 반려견의 배설물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들어있어 인간에게 노출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반려견의 분변엔 두통, 구토, 발열, 설사를 유발하는 살모넬라균과 눈, 귀, 목에 감염을 일으키는 대장균, 설사를 일으키는 캄필로박터와 같은 세균이 있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반려견의 분변이 도시의 하수도 시스템이나 강, 개울 등으로 흘러들어가면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배설물을 처리할 때는 반려견 배설물 처리용으로 만들어진 퇴비 용기를 이용하거나 화장실 변기, 쓰레기 소화조 시스템 등을 이용하면 된다.
현행법상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으면 5만 원에서 최고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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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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