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녀 사모펀드 출자 규제 피하려 '이면 약정' ?

입력 2019-08-18 18:04   수정 2019-08-19 01:00

코링크PE에 74억5500만원 출자약정
실제론 10억5000만원만 투자

자본시장법상 최소 출자액은 3억
조건 충족위해 '편법 약정' 의혹



[ 조진형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최대 74억원의 투자 약정을 맺은 것은 최소 출자금액 요건(1인당 3억원)을 피해가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대 두 자녀가 5000만원씩을 출자할 수 있도록 ‘꼼수’로 거액의 출자 약정을 맺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 과정에서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와 ‘이면 계약’을 맺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 가족은 코링크PE의 ‘블루코어밸류업 1호’ PEF가 설립된 2016년 7월 말에 74억5500만원의 출자 약정을 맺었다. 배우자 J씨(57)가 67억4500만원, 딸(28)과 아들(23)이 3억5500만원씩 투자를 약정했다.

정상적인 PEF 출자 약정은 그 자체로 법적 구속력이 있다. PEF가 투자자에게 출자이행을 요구(캐피털 콜)하면 투자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코링크PE는 해명 자료를 통해 “조 후보자 가족과의 출자약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J씨가 투자금 최대 가용용도가 10억원 안팎이라는 사실을 (펀드 설정 전에) 사전 통보했으며 추가 가용 자금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한 사모투자업계 전문가는 “코링크PE는 약 100억원 규모의 ‘블루코어밸류업 1호’를 설립한다는 내용의 펀드 정관 등을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에 신고했다”며 “실제는 정관과 다른 이면 계약을 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금융투자업 규정 제7-41조9항에선 “경영참여형 PEF는 이면계약 등에 따라 출자비율, 출자방법 및 손익의 분배 등을 정관과 달리 정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은 펀드 출자약정 1년 후인 2017년 7월 말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조 후보자 배우자는 9억5000만원, 두 자녀는 각각 5000만원을 투자했다. 코링크PE가 실제 투자금액과 달리 출자약정 금액을 부풀려 두 자녀가 5000만원으로 투자할 수 있었다. 자본시장법에선 경영참여형 PEF에 일반인 투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최소 투자금액을 3억원 이상(투자약정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 로펌 변호사는 “두 자녀가 3억5500만원 투자를 약정하면서 외견으로는 법 위반을 비켜갔지만 코링크PE 해명대로 애초 5000만원만 투자할 계획이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코링크PE는 2017년 하반기에 이 돈을 가로등 자동점멸기 생산 업체인 웰스씨앤티에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조 후보자 가족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코링크PE에 거액을 맡겨 의구심을 키웠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조 후보자도 ‘강남 부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PEF를 활용한 편법 증여에 나섰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투자자와의 계약에 따라 수익자 간 수익 배분이 자유롭고, 환매수수료 등을 통한 수익 몰아주기가 가능하다. J씨는 2017년 7월 아들의 펀드 투자금 5000만원을 증여하기도 했다. 5000만원은 만 19세 이상 성년 자녀에게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는 최대 한도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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