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시위에 '뮬란'이 왜? 유역비 "홍콩 경찰 지지"

입력 2019-08-19 11:26  

디즈니 신작 '뮬란' 여주인공
미국시민권자 유역비
홍콩 시위대 저지 경찰 지지 선언
유역비 정치적 발언, 반감→보이콧





홍콩 송환법이 국제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계 배우 유역비가 홍콩 경찰과 중국을 공개 지지해 논란이 빚어졌다.

유역비는 지난 14일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웨이보에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일침했다.

유역비는 미국시민권자로 '천일유혼' 등 중국 영화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내년 개봉을 앞둔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디즈니 영화 '뮬란'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유역비가 지지한 홍콩의 송환법 개정안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엔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도 포함돼 있다.

본래 홍콩인이 대만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일어났음에도 처벌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해 개정을 추진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부당한 정치적 판단으로, 홍콩의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여기에 최근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탄과 빈백건(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 등을 마구 발포해 한 여성이 한쪽 눈을 실명할 위기에 처하면서 경찰의 무력 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계 연예인들의 중국 지지 선언은 이어지고 있다. 유역비 외에 성룡도 '하나의 중국'을 응원하고 나섰다.

또한 한국에서 활동 중인 아이돌들도 홍콩이 아닌 중국을 지지하고 있다. 홍콩 출신 갓세븐 잭슨과 NCT 루카스, 대만 출신 라이관린 등도자신의 SNS에 '하나의 중국' 관련 게시물을 게재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정치적인 선동에 연예인들이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는 와중에 중국계 연예인들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는 것.

타이완에서는 홍콩을 지지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벽에 붙이는 운동이 벌어졌고 런던과 파리, 베를린과 같은 유럽의 대도시에서도 집회가 이어졌다. 호주 멜버른 집회에서는 2000여 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이에 유역비 주연 '뮬란'과 관련해서도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BoycottMulan’(보이콧 뮬란)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유역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홍콩에 대한 응원의 글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으로 이민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유역비가 중국 내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지지선언을 했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지난 18일 홍콩 송환법 개정에 반대하는 170만 명 규모 시위는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중국의 무력 개입이나 홍콩 경찰과의 충돌도 없었다.

하지만 이달말 민간인권전선이 주도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있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위대는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밝힌만큼 무력진압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다.

김소연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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