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어닝 쇼크'…코스피 상장사 영업益 37%↓

입력 2019-08-19 18:02   수정 2019-08-20 00:27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감소액이 전체의 81% 차지



[ 임근호 기자 ] 올해 2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실적 발표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 ‘어닝 쇼크’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결산 실적’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78곳(금융회사 등 제외)의 2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27조170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4% 줄었다.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데다 정유화학, 항공 등 대부분 산업이 부진에 빠진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24.6%)와 올해 1분기(-36.7%)에 이어 세 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은 5.4%로 작년 2분기(8.7%)보다 3.3%포인트 떨어졌다. 매출은 503조9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바닥이 3분기일지, 4분기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침체'…상장사 영업익 3분기 연속 감소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하락세가 2분기에도 멈추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74곳(금융회사 등 제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총 27조1706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2015년 4분기(24조7296억원) 이후 최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 침체가 여전히 깊었다. 여기에 정유, 화학, 항공, 철강, 통신 등 주요 산업군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버팀목이 없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과 내수를 가리지 않고 주요 기업 실적이 모두 부진했다”고 말했다.

전 업종으로 번지는 부진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결산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7조23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조2082억원(64.6%) 줄었다. 같은 기간 574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 감소액(16조2529억원)의 81%에 해당한다.

실적 부진은 반도체에 그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은 19조9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창고업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1%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다.

영업이익 합계가 56억원에 불과했다. 아시아나항공(-1241억원), 현대상선(-1129억원), 대한항공(-986억원), 제주항공(-383억원) 등이 적자를 낸 영향이다. 전기전자(-63.2%), 비금속광물(-50.6%), 화학(-42.4%), 의료정밀(-40.6%), 종이목재(-33.2%), 통신(-20.0%), 서비스업(-11.2%), 철강금속(-10.0%), 유통(-6.4%) 등도 감소율이 만만치 않았다. 전기전자와 운수창고, 통신은 전 분기에 비해서도 영업이익이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업종은 6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자동차를 포함한 운수장비(41.1%)와 섬유의복(34.9%)을 빼면 증가율이 1~4%에 그쳤다. 6개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액 합계도 9653억원에 불과해 전체 상장사 실적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433개 기업이 2분기에 흑자를, 141개사는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 기업은 58개, 적자 전환 기업은 70개로 집계됐다. 장사가 잘 안된 까닭에 상장사들의 평균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도 110.2%로, 작년 말(105.5%)보다 4.7%포인트 높아졌다.

외환손실 등에 순이익 더 줄어

기타 비용을 제하고 기업들이 손에 쥐는 순이익은 더 많이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574개사의 2분기 순이익은 16조58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6% 줄었다. 올 1분기(20조9070억원)에 비해서도 20.7%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외환손실, 파생상품손실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계열사 적자로 지분법 손실이 반영된 탓도 있다.

대한항공은 외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 등으로 기타영업외손실(수익-비용)이 2분기에 2460억원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순손실이 3963억원으로 영업손실(-986억원)의 네 배에 달했다. 삼성중공업(-2238억원), 대림산업(-1434억원), LG(-1390억원), 포스코(-957억원) 등도 영업외손실이 대폭 반영됐다. 순이익은 기업의 자본으로 쌓여 배당이나 투자에 쓰이는 만큼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도 영업이익 감소만큼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어두워진 3분기 실적 전망

상장사 실적이 계속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3분기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외교갈등,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바닥이 뒤로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반도체 호황이 정점을 찍으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인 45조8861억원을 찍었던 만큼 올 3분기 영업이익 하락폭이 더 크게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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