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현주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인 지원시설을 설립한 고명은 미리암 수녀가 지난 17일 선종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8세.
고인이 소속된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는 19일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고명은 수녀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알렸다.
고 수녀는 1941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간호사 교육을 받은 뒤 1971년 선교를 위해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성매매 여성과 에이즈 환자 등 사회에서 소외받고 치료를 거부받은 환자들을 돌보는 데 생애를 바쳤다.
고 수녀는 1997년 국내 최초 에이즈 감염인 지원시설인 ‘작은빛공동체’를 설립했다. 지원시설은 에이즈 감염인들의 쉼터 역할을 했다. 2005년에는 에이즈 환자 등 소외계층을 보살핀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최근 척추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장에 문제가 생겨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가 숨을 거뒀다고 수녀회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입원해 수술을 앞두고도 에이즈 감염인 공동체에 수시로 연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1호실. 20일 오전 9시 장례미사가 거행되며 장지는 춘천 부활성당 추모관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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