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 위해 서울경찰청 찾아
당직자 종로서로 안내 '논란'
이른바 '한강 몸통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서울경찰청으로 자수를 하러 갔다가 "종로서로 가라"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강 몸통 살인' 사건 피의자 A씨(40)는 자수를 위해 지난 17일 새벽 1시경 서울경찰청 정문 안내실에 방문했다.
당시 당직 경찰은 A씨에게 구체적 자수 경위를 물었으나 A씨는 "강력 형사에게 이야기 하겠다"면서 답변을 하지 않자 인근 종로경찰서로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주 우려가 있는 피의자를 돌려보낸 셈이다.
A씨는 택시를 타고 1시 3분경 종로경찰서 정문에 도착해 자수했다.
종로경찰서는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고양 일산 동부경찰서로 A씨를 이송시켰다.
해당 사실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살인 피의자를 그대로 놓아준 경찰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올해의 코미디 대상 감이다", "피의자도 당황했을 듯", "황당한 대처다", "경찰 자격이 안 되어 있다", "대한민국 경찰 답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자수하러 온 민원인을 원스탑으로 처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면서 "사실관계 감찰 조사를 해서 엄중 조치를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피의자 A씨는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B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모텔 방에 방치하다 시신을 여러 부위로 훼손해 12일 새벽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 B(32)씨 시신 일부인 몸통 부위가 한강에서 처음 발견된 지 닷새 만인 지난 17일 오전 1시께 경찰에 범행을 자수했다. 그는 "(피해자가) 숙박비도 안 주려고 하고 반말을 하며 기분 나쁘게 해서 홧김에 살해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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