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서울 명동 인근 주요 비즈니스 호텔인 티마크그랜드호텔을 매물로 내놨다. 외국인 내방객이 회복세를 그리는 가운데 오피스 물류센터 등 다른 자산에 비해 저평가된 호텔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금 회수의 적기로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는 최근 부동산자문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면서 티마크그랜드호텔에 대한 매각 작업에 나섰다. 내달 초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뒤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각 측은 연내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티마크그랜드호텔은 지상 21층 지하 2층, 객실수 576실의 특2급 호텔(4성급)이다. 옛 대한전선 사옥을 2016년 전 소유주인 코람코자산신탁이 호텔로 리모델링했고, 같은 해 하나대체투자가 1980억원에 인수했다. 하나대체투자는 인수를 위해 1380억원은 KDB산업은행, KDB생명보험, 신한생명 등 기관들로부터 부동산 담보대출로, 690억원은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 공모펀드를 통해 조달했다.
티마크그랜드호텔은 서울 주요 관광지인 명동 남대문 남산에 인접해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호텔로 꼽힌다. 하나투어 자회사인 마크호텔이 20년 간 장기 책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임차인 리스크도 낮다.
하나대체투자는 5년으로 설정된 공모펀드의 만기가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매각에 나섰다. 2019년 1분기 기준 외래객 입국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면서 호텔 업황이 개선되고 있고, 2010년 이후 우후죽순 생겨났던 비즈니스 호텔들이 다수 폐업하면서 우량 호텔의 시장 가치가 높아진 것도 하나대체투자가 올해 하반기를 매각의 적기로 판단한 이유다.
부동산컨설팅회사 에비슨영에 따르면 2018년에 거래된 서울 내 3~4성급 호텔의 실당 거래가는 4억원 선으로 전년 대비 7000만원 상승했다. 평(3.3㎡)당 거래가격 역시 지난해를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해 전년 대비 461만원 상승한 2207만원을 기록했다. 주요 거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중구 지역에 몰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각각 3성, 2성 급인 호텔스카이파크센트럴명동점과 명동2호점을 총 1750억원에, 캡스톤자산운용은 3성급인 나인트리명동호텔을 660억원에 인수했다.
해당 펀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는 인수가 1980억원 외에도 자본적지출과 부대비용 등으로 152억원을 써 총 2132억원을 투자했다. 업계에선 티마크그랜드호텔의 매각가를 2000억~2500억원대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투자가 몰린 오피스나 물류센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는 호텔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회복되고 있는 추세“라며 ”일본과의 무역분쟁이 관광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변수“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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