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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의 시선] 아무도 사랑하지 마라 2022-06-23 17:09:22
내 일지(日誌)에는 ‘2003년 5월 16일 금요일 저녁’으로 적혀 있다. 독대한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에게 질문했다.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상하기 힘든 답이 왔다. “감정(感情)을 제거해야죠.” 당황한 나는 반문했다. “그게, 말이 되나요?” 설명 따윈 불필요하다는 투로 명인은 다시...
[이응준의 시선] 북핵, 그 어두운 불구덩이의 미래 2022-05-26 17:20:13
작가 고(故) 최인훈은 ‘서울신문’ 1980년 1월 8일자 칼럼에서 “우리가 올해까지 26년째 누리고 있는 평화를 축하하고 싶다. 우리라 함은 이 강산 삼천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말한다”고 썼다. 1950년 12월, 그는 원산항에서 미 해군수송선 LST를 타고 월남했다. 한 도시 인구가 시체 속 구더기처럼 뒤엉켜 멀미와...
[이응준의 시선] 우리의 무속적 진실과 과학적 거짓 2022-04-28 17:31:41
2019년 9월 6일 라오스 와타이 국제공항에서 대한민국 영부인이 대한민국 대통령보다 앞서 걸으며 라오스 국민을 향해 손을 흔드는 한 장의 사진은 초현실적이다. 영부인의 옷값, 패물값처럼 국가 기밀을 참칭하며 숨길 수도 없는 저 사진은 대한민국 대통령‘직’과 외교사에 지워지지 않을 흉터다. 한데 한국인들은...
[이응준의 시선] 상처받지 않는 자들의 세상 2022-03-17 17:10:20
원로 교수님과 차를 마셨다. 그분이 물었다. 이 사회에 대한 상징어를 하나만 제시한다면 뭐가 있겠느냐고. 나는 ‘SS’라고 말했다. “SS? 나치친위대(Schutzstaffel)?” “아니요. 소시오패스 소사이어티.” 우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1920년생 시인 파울 첼란은 유대계 루마니아인이었다. 당시 루마니아의 교양인들은...
[이응준의 시선] 인간을 보는 개의 눈동자 2022-02-17 17:27:24
“행복이는 저에게 자식과 같습니다. 행복이는 ‘이가(李哥)’입니다. ‘이행복’입니다.” 이 말을 한 사람은 전직 성남시장이다. 그리고 행복이는 개다. 건축가이자 시인인 30년지기 형님이 있다. 내가 16년간 동고동락하던 반려견의 화장(火葬)을 치른 뒤 유기견을 입양해 6년째 지내고 있는 걸 줄곧 곁에서 지켜본 그가...
[이응준의 시선] 지옥에 대한 저항 2022-01-20 17:00:11
사람들은 천국을 두고는 잘 그러질 않는데, 지옥은 꼭 무슨 경험을 해본 양 얘기하곤 한다. 천국이건 지옥이건, 가본 적도 없는 주제에 말이다. 몇 달 전 2004년에 출간한 소설집의 개정판을 출판사까지 옮겨 제작하던 중 편집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홉 편의 단편소설 군데군데 ‘어떤 집단’으로부터 공격당할...
"코스피 5천시대 열겠다"…민주당 ‘자본시장 대전환위’ 출범 2022-01-07 16:21:40
이인석 변호사, 이응준 전 한화자산운용 등기이사, 백경호 전 KB자산운용 사장, 이태규 현 스케일업 파트너스 대표 등 현장 전문가들이 수석부위원장 및 부위원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그간 자본시장은 금융사이드의 한 분야로만 인식되어 온 만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자본시장만을 중심으로...
[이응준의 시선] 다시, '진보'란 무엇인가 2021-12-16 17:07:41
1978년 6월 5일 출간돼 2017년 4월 10일 300쇄를 찍은 조세희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리얼리즘을 모더니즘으로 형상화한 한국 현대소설의 명작이다. 나는 매년 겨울 재독하곤 한다. 사회 참여가 모토인 소설가들은 부지기수다. 하지만 사회 문제와 정면승부하면서도 구호나 선동에 매몰되지 않고...
[이응준의 시선] 증오의 윤리학 2021-11-18 17:30:58
‘젊어서는 비극을 쓰고, 늙어서는 희극을 쓰고 싶다.’ 작가로서 이런 소망을 품은 건 스무 살 무렵이었다. 죽음이 서늘한 청춘에는 비극에 몰입하고 지혜가 쌓인 만년(晩年)에는 그 비극을 코미디로 승화시키는 작가를 동경했기 때문이다. 젊지도 않고 노인도 아닌 지금 돌이켜보건대, 영악한 계획이기는 했다 싶다....
[이응준의 시선] 용서하지 않을 권리 2021-10-14 17:29:03
‘부적절한 관계’라는 말의 저작권은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에게 있다. 물론 전 국회의장 박희태가 만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마찬가지로 저작권료는 없다. 1998년 8월 17일, 클린턴은 저 세기말 최고의 얍삽한 용어를 창작하면서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에 대해 사과하는 대국민 연설을...